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손흥민 결승골 축포…거품 없는 1000만 유로


입력 2013.08.11 08:04 수정 2013.08.13 09:50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키슬링-샘과 삼각편대 이뤄 개막전 결승골 작렬

최고 이적료-홈 개막전 중압감에도 위축되지 않아

손흥민은 개막전 결승골로 팀 내 최고평점을 이끌어냈다. ⓒ 연합뉴스

‘손세이셔널’ 손흥민(21·레버쿠젠)이 2만7000여 홈팬들 앞에서 ‘1000만 유로’의 가치를 입증했다.

손흥민은 10일(한국시각) 독일 레버쿠젠 베이 아레나서 열린 ‘2013-14 분데스리가’ 1라운드 SC프라이부르크(지난 시즌 5위)와의 개막전에 선발 출전, 후반 1분 1-1 동점 상황에서 역전골을 터뜨리는 인상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DFB 포칼컵에 이은 2경기 연속 득점포.

레버쿠젠은 손흥민 결승골에 힘입어 개막전을 3-1 완승으로 장식했다. 80년대 활약했던 차범근 전 감독을 잊지 않고 있는 레버쿠젠 팬들은 ‘제2의 차붐’을 기대하며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는 손흥민에게 아낌없는 갈채를 보냈다. 독일 '빌트'도 손흥민 활약에 평점 2점을 부여했다. 이는 레버쿠젠 공격진을 구성한 키슬링, 샘과 함께 팀 내 최고 평점.

사실, 어린 선수에게 너무나 큰 중압감이 따른 경기였다.

지난 시즌 독일무대 진출 이후 최고인 12골(33경기)로 득점랭킹 9위까지 오른 손흥민은 같은 리그의 도르트문트는 물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 리버풀의 러브콜을 뿌리치고 1000만 유로(한화 150억 원)의 이적료를 기록하며 함부르크에서 레버쿠젠으로 건너왔다.

1000만 유로에 달하는 이적료는 유럽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는 물론 레버쿠젠 역사상 최고액으로 으쓱하면서도 짓누르는 무게였다. 게다가 측면과 중앙 공격수를 모두 소화하며 ‘분데스리가 득점왕’ 스테판 키슬링과 호흡을 이뤘던 안드레 쉬를레(첼시행·이적료 320억 원) 공백을 메워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하지만 기우였다. 프리시즌에서 3골 1도움, 독일축구협회(DFB) 주최 컵대회인 포칼 1라운드 SV립슈타트(4부리그 소속)전에서 1골을 터뜨렸던 손흥민은 가장 중요한 일전 가운데 하나인 정규리그 개막전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예상대로 스테판 키슬링과 호흡을 이루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1분 만에 1-1 균형을 깨는 역전골을 터뜨리며 홈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었다.

프라이부르크 수비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면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 시드니 샘이 스루패스로 밀어준 공을 골문 바로 앞에서 왼발 인프런트로 밀어 넣었다. 손흥민 특유의 돌파와 결정력이 동반된 골이었다. 손흥민은 경쟁자로 여겨졌던 샘과 오히려 양 측면을 함께 책임지며 무난한 호흡을 과시했다. 현지에서는 벌써부터 '샘손(SamSon) 듀오'라는 별명을 붙여줄 정도다.

결승골을 떠나 손흥민은 유기적인 호흡과 함께 빠른 침투 플레이를 펼치며 레버쿠젠의 공격을 주도했다. 키슬링, 샘과 함께 레버쿠젠의 삼각편대로서 손색없는 활약이었다. 키슬링-샘과 나란히 팀 내 최고평점까지 받으며 새로운 팀에 녹아들고 있음을 보여줬다. 자신의 몸값이 ‘거품’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한 셈이다.

화려한 출발은 최고의 피니시를 기대케 한다. 물론 이제 정규리그 1경기 치른 시점이다. 함부르크와 달리 전력이 강한 레버쿠젠을 상대하는 팀들은 대개 수비에 무게를 둔다. 이는 수비 위주의 전술을 펼치는 팀을 상대한 경험이 부족한 손흥민이 자칫 슬럼프에 빠질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리그 정상권 팀으로 이적한 첫 시즌 개막전에 터진 골은 손흥민에게 성장통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심리적 압박이 큰 홈 개막전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활발한 움직임 속에 삼각편대를 이뤄 승리를 부른 결승골까지 터뜨렸다. 스스로 헤쳐 나가는 손흥민을 1000만 유로 그릇에 다 담을 수 없는 이유다.

한편, 볼프스부르크로 복귀해 하노버96과 리그 개막전을 치른 구자철도 골키퍼 디에고 베날리오와 함께 팀 내 최고 평점을 받았다. 선발출전한 구자철은 중원에서 공수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히 했다. 후반 3분 시도한 슈팅이 골대를 맞은 것은 무척 아쉬운 장면이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