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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속의 '해태 신화' KIA·한화 대식


입력 2013.08.11 08:38 수정 2013.08.13 09:51        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해태신화' 김응용-선동열 감독 지도력 도마

과거 해태 영광까지 빛 바래는 분위기

2012년부터 KIA 지휘봉을 잡은 선동열 감독은 다름 아닌 '해태 왕조'가 배출한 최고의 프랜차이즈스타다. ⓒ 연합뉴스

'휴..'

KIA 전신 해태 타이거즈는 한국야구 역사상 최고의 팀으로 꼽힌다.

탄탄한 전력과 강인한 승부근성을 앞세워 1980~90년대에만 무려 아홉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야구를 지배했다.

그러나 2013년 현재, 해태 신화의 추억은 이제 흐릿한 과거형이 되어가고 있다. 당시 해태 왕조의 전성기를 이끈 주역들이 체면을 구기며 과거의 영광까지도 빛이 바래는 분위기다. 해태 계보를 잇는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분류됐지만, 초반만 반짝했을 뿐 이후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불안한 마운드와 타선의 엇박자로 후반기 들어 급격히 무너지고 있는 실정이다.

2012년부터 KIA 지휘봉을 잡은 선동열 감독은 다름 아닌 '해태 왕조'가 배출한 최고의 프랜차이즈스타다. 전임 조범현 감독이 한국시리즈 우승에도 홈팬들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것과 비교할 때, 선동열 감독의 등장은 '레전드 귀환'으로 불리며 팬들의 기대와 환영을 한 몸에 받았다. 이순철 수석코치 역시 해태가 배출한 올스타 출신으로 그야말로 '해태 순혈'이 다시 타이거즈를 장악한 모양새였다.

그러나 지금까지 드러난 성과는 초라하다.

우승후보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탈락했고, 올해도 현재 40승2무44패(승률 0.476)로 4위 넥센에 7게임, 5위 롯데에도 4게임 뒤진 6위에 머물러 4강행이 불투명하다. 오히려 7위 SK에 반게임 차로 쫓기는 처지가 됐다 더구나 승부처에서 무기력한 최근의 KIA는 선동열호 출범으로 기대했던 끈끈한 '해태 야구의 부활'과도 거리가 멀다.

설상가상으로 계속된 경기력 저하에 투수교체 실패, 불펜 불안과 타선 집중력 난조 등 여러 악재들이 불거지며 선동열 감독의 지도력이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현재 선동열 감독에 대한 타이거즈 팬들의 여론은 과거 조범현 감독 시절 때보다도 좋다고 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해태 신화' 후광에 기대했던 또 다른 팀 한화도 속절없는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전통적으로 연고출신 순혈주의를 고수해오던 한화는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해태 왕조를 세운 당사자인 김응용 감독을 영입했다. 코칭스태프도 김성한, 이종범 등 소위 해태출신 인사들이 약진했다. 끈끈하고 저력 있는 해태 스타일의 야구를 한화에도 접목시켜보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성과는 처참하다. 시즌 개막부터 13연패 부진에 허덕이는 등 내내 꼴찌(25승1무60패·승률0.294)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팀 순위만이 아니라 공수와 투타의 거의 모든 부문에서 꼴찌 기록은 도맡아하고 있다.

전력보강에 실패한 책임은 코칭스태프의 잘못이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당초 기대했던 리빌딩이나 유망주 육성에도 지지부진한 가운데 팬들에게 ‘시대착오적 용병술’이라는 혹평까지 듣고 있다. 김응용 감독이 오랜 현장공백이 있었던 데다 뛰어난 선수들을 조화시켜 성적을 끌어내는 김 감독의 스타일이 한화 같은 약체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는다.

해태 신화는 한국야구의 전설이었다. 그렇지만 전설의 향수를 간직한 팬들에게 2013년 버전의 해태 야구는 아직까지 없다. 당장 올 시즌엔 반전의 여지도 보이지 않아 더 답답하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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