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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호 살아 있네!’ 홍명보호 골 가뭄 속 수확


입력 2013.08.15 10:09 수정 2013.08.16 09:22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페루전 통해 이근호 활용도와 건재함 확인

남아공서 좌절된 월드컵 꿈, 브라질서 풀까

이근호 ⓒ 연합뉴스

첫 승과 골은 아쉽게도 또 다음을 기약해야했지만, 이근호(28·상주 상무)의 건재를 확인한 것은 큰 수확이었다. 2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단 이근호는 여전히 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였다.

이근호에게는 '최종예선의 황태자'라는 특이한 수식어가 있다. 2010 남아공 월드컵과 2014브라질월드컵에서 최종예선까지 팀의 실질적인 해결사는 이근호였다. 당시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허정무 감독과 최강희 감독의 신뢰를 듬뿍 받았다.

하지만 정작 이근호는 월드컵 본선무대는 밟지 못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최종엔트리 발표를 눈앞에 두고 탈락했다. 본선 1년 전부터 시작된 원인불명의 슬럼프가 원인이었다.

지난 브라질월드컵 예선에서도 이근호는 평가전 포함 6골을 터뜨리며 최강희호의 최다득점자이자 월드컵 진출의 일등공신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최종예선 막바지에 들어 다시 갑작스러운 부진에 빠지며 우려를 자아냈다. 급기야 지난 7월 동아시안컵에는 홍명보호 1기 명단에서 제외됐다. 월드컵 징크스가 또다시 재발된 게 아니냐는 구설이 오르내릴 만했다.

하지만 동아시안컵에서 공격진의 약화를 확인하며 홍명보 감독은 다시 이근호 카드를 꺼내들었다.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전에 선발로 나선 이근호는 원톱 김동섭 밑 처진 스트라이커로 배치되며 좌우 측면의 조찬호-윤일록과 활발하게 위치를 바꾸며 여러 차례 좋은 찬스를 만드는데 기여했다.

상주 입단 이후 2부 리그에서 활약하던 초기에는 대표팀의 템포에 따라오지 못해 애를 먹는 모습도 보였지만, 절치부심한 듯 페루전에서는 움직임이 달랐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 에서도 가장 먼저 가담해 최전방에서부터 적극적인 압박을 시도했다.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폭넓은 움직임은 페루 수비를 여러 차례 혼란에 몰아넣었다. 몇 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마무리 짓지 못한 게 아쉬웠지만 내용 면에서는 충분히 나무랄 데 없는 움직임이었다.

홍명보 감독으로서도 이근호의 건재와 활용도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것은 큰 소득이다. 이근호의 강점은 폭넓은 활동량과 공간침투능력, 그리고 성실한 전술소화능력에 있다. 4-4-2에서는 타깃맨과 함께 투톱 공격수로 기용 가능하고, 4-2-3-1이나 4-3-3에서는 2선에서의 모든 포지션에 기용 가능하다.

유럽파들이 없거나 주전들의 부상공백이 발생했을 때 그 빈자리를 메우는 것도 주로 이근호의 몫이었다. 좌우 측면은 물론이고 공격형 미드필더나 섀도우 스트라이커도 소화할 수 있는 이근호의 활용도는 유럽파가 가세하는 9월 이후에도 대표팀에 빼놓을 수 없는 가치가 될 전망이다. 못다 이룬 월드컵 본선을 향한 이근호의 꿈은 다시 시작됐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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