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산 말려버린 케인…왜 일찍 끝내지 않았을까
1라운드 기선 제압 이후 끊임 없는 지옥 압박
상대 펀치 경계하느라 5R까지 신중한 경기운영
붙고 또 붙고, 케인 벨라스케즈(31·미국)의 끊임없는 압박에 주니어 도스 산토스(29·브라질)가 질려버리고 말았다.
UFC 헤비급 챔피언 벨라스케즈가 20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도요타 센터에서 열리는 'UFC 166' 메인이벤트 무대에서 도스 산토스를 5라운드 TKO로 2차 방어에 성공했다. 1승 1패 상황에서 벌어진 3차전이었기에 사실상의 결승전이었다.
이로써 종합격투기 전적 13승(1패)째를 올린 벨라스케즈는 라이벌 도스 산토스를 2연속 침몰시키며 ‘60억분의 1 사나이’임을 입증했다. 반면, 챔피언벨트를 되찾기 위해 심기일전한 도스 산토스는 다시 한 번 벨라스케즈의 높은 산을 실감하며 당분간 경쟁구도에서 멀어질 전망이다.
5라운드까지 이어진 접전이었지만 승부는 이미 1라운드에서 엇갈렸다. 도스 산토스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될 때 호기롭게 벨라스케즈에게 다가가 도발을 감행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벨라스케즈는 도스 산토스를 지옥의 불구덩이에 떨어뜨린 뒤 맘껏 유린하기 시작했다.
벨라스케즈의 전략은 간단했다. 타격이 뛰어난 도스 산토스가 펀치를 내밀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바짝 붙어 무한 압박을 펼치는 것이었다. 레슬링이 뛰어난 벨라스케즈는 일단 몸이 맞부딪히면 양쪽 어깨를 상대 턱에 갖다 붙여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었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사실 도스 산토스가 상대를 눕히기 위해서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했다. 펀치를 뻗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벨라스케즈는 이러한 기회마저 주지 않았다. 물론 도스 산토스는 잽으로 상대 전진을 막아보려 했지만 벨라스케즈의 진격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다.
여기에 클린치 상황에서 니킥을 수시로 구사, 도스 산토스의 체력을 서서히 갉아먹기 시작했다. 실제로 도스 산토스는 3라운드 때부터 다리가 풀려 헤비급 최정상의 빠른 스텝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스피드를 상실한 도스 산토스는 벨라스케즈가 파놓은 구덩이에 더욱 깊이 빠질 뿐이었다.
4라운드 들어 도스 산토스 얼굴은 피로 물들기 시작했다. 왼쪽 눈은 이미 심하게 부어 앞을 제대로 볼 수조차 없었고, 오른쪽 눈에서는 출혈이 일기 시작했다. 이에 레프리는 경기를 중단시킨 뒤 의료진을 투입해 경기 속행 여부를 따지기도 했다.
이미 경기 주도권이 넘어간 상황에서 벨라스케즈는 자신이 마음먹은 곳에 육중한 펀치를 꽂아 넣었고, 이때마다 도스 산토스는 크게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몇 대만 더 뻗으면 그대로 경기가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벨라스케즈의 냉정함이었다. 벨라스케즈는 사실상 마지막 카운터펀치만을 남겨둔 상황에서도 주먹을 뻗기 보다는 1라운드 때부터 이어진 클린치 자세만을 고집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도스 산토스의 강력한 한 방이 살아있기 때문이었다. 도스 산토스는 자신의 패배를 직감한 듯 4라운드 이후부터 일발 역전을 위해 큰 스윙의 펀치를 시도했다. 근접전에서는 레프트 엘보우를 상대 안면에 꽂아 넣기도 했다. 이에 벨라스케즈는 몇 차례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서기도 했다.
결국 5라운드까지 버티던 도스 산토스는 초크에 걸려 머리를 바닥에 찧은 뒤 완전히 전의를 상실했다. 이후 패자 인터뷰에서는 쓴 웃음을 지으며 “벨라스케즈의 승리를 축하한다. 앞으로 나는 고된 훈련에 돌입한 뒤 챔피언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전 살벌했던 눈빛은 경외심으로 바뀌어진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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