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트리플포스트' 이충희 감독 대책은
원주 동부, 강점이자 약점인 트리플포스트 가동 해법 찾아야
초반 순항하는 듯했던 원주 동부가 암초를 만났다.
초반 5경기에서 4승을 따내며 승승장구하던 동부는 최근 KT와 전자랜드에 패하면서 공동 4위로 내려앉았다.
표면적인 이유는 김주성 부상 때문이다. 김주성은 무릎부상으로 지난 24일 KT전에 결장했다. 하지만 김주성이 돌아온 27일 전자랜드전에서도 변변한 반격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무너졌다.
사실 불안한 조짐은 연패 직전 치른 삼성전에서부터 보였다. 동부는 삼성을 상대로 높이의 우위를 전혀 살리지 못하고 한때 20점차까지 끌려갔다.
후반 대역전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상대 자멸에 편승한 면이 더 컸고 경기내용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다. 삼성전에서 드러난 문제들이 전혀 보완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둥’ 김주성의 부상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하향세를 타고 있다.
현재 동부의 가장 큰 장점은 트리플포스트다. 김주성-이승준-허버트 힐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는 높이에서 KBL 최고를 자랑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동부의 가장 큰 약점 또한 트리플포스트다. 외관상 높이는 좋지만 3명의 빅맨이 동시에 서면 동선이 겹치는 데다 기동력이 떨어져 경기운영이 매끄럽지 못하다.
높이에 비해 이승준과 허버트 힐의 수비가 떨어진다는 것도 고민거리다. 또 다른 백업 빅맨인 키스 랜들맨은 수비와 허슬은 좋지만 반대로 공격력이 너무 떨어진다.
그나마 시즌 초반은 패싱과 도움수비에 능한 김주성이 부지런히 내외곽을 넘나들며 '포인트 포워드'에 가까운 움직임을 나타내 어느 정도 커버했지만, 김주성의 체력이 떨어지거나 벤치로 물러나면 그야말로 대책이 없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보는데다 잔부상까지 달고 있는 김주성에게 매 경기 풀타임을 기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김주성 입단 이후 강력한 수비와 높이가 트레이드마크가 됐지만, 올 시즌에는 초반부터 대량실점을 허용하는 경기가 유독 잦다. 트리플포스트 역할분담이 제대로 되지 못해 수비조직력이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결국, 빠른 시간 내 최선의 조합을 찾아내야하는 이충희 감독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이충희 감독은 과거 오리온스 사령탑 시절 주전 의존도와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끝내 성적 부진으로 2개월 만에 물러난 바 있다.
6년 전과 달리 동부의 상황은 그때보다는 훨씬 좋은 편이다. 그러나 시즌 첫 고비라고 할 수 있는 김주성 부상공백에 대처하는 이충희 감독의 위기관리는 여전히 점수를 줄 수 없다.
최근 박지현-이광재에 의존하던 가드진에 박병우-두경민 등이 연이어 가세하며 선수운영에 숨통을 트이게 됐다. 시즌 후반기에는 상무에서 제대하는 윤호영도 가세한다. 그때까지 이승준-김주성 등 베테랑들의 체력을 안배하면서 수비조직력과 트리플포스트 조합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하는 것이 이충희 감독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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