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찬현, 문형표, 김진태 후보자 공통점은?
<기자수첩>자료제출 거부로 청문회 파행…이럴거면 청문회 없애라
“은행문이 열리면 (자료를 받아 제출하겠다.)”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집계가 어려워서... 처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후보자는 나다. (아들의) 사생활도 보호해 달라.” 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황찬현 감사원장-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자료제출 거부 이유는 다양했다. 자료제출 미비로 청문회는 줄줄이 파행됐고, 청문회 때마다 되풀이되는 관행에 보는 이는 답답할 따름이다.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의 자의적인 인사권을 견제하기 위해 국회가 공직후보자에 대한 정책수행능력과 도덕성을 검증하기 위한 제도다. 후보자에 대한 기본적인 인사 검증은 후보자가 낸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인사검증을 위한 기초자료에는 후보자의 병역, 납세, 재산, 범죄경력이 기록돼 있고, 청문위원들은 이를 근거로 후보자의 자질과 도덕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는다.
따라서 후보자는 인사검증을 위한 각각의 정보에 대해 임의로 작성할 수 없으며 해당 법률이 규정한 사항을 기준으로 작성, 제출할 의무를 지닌다. 또한 요구받은 자료에 대해서는 정당한 사유 없이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 이는 성역 없는 검증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이번 청문회는 후보자들의 자료제출 거부로 파행을 거듭하다 지연되는 사태로까지 번졌다. 황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는 개회된 지 30여분 만에 파행됐고, 문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예정일정보다 하루 더 지연돼 이틀에 걸쳐 진행됐다. 문제는 단순히 청문회가 파행되는 것을 넘어, 후보자의 무성의한 태도와 정당한 사유 없이 자료제출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황 후보자는 법원 재직 당시 집필한 저서와 논문에 대한 자료제출 요구에 대해 “다른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참고해 달라”고 말했고, 특정추진비와 관련한 자료요구에 대해서는 “은행문이 열리면 (제출하겠다)”고 답해 청문위원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또 자녀의 SK입사와 관련, 황 후보자가 SK에 유리한 판결을 내린 의혹이 있어 자녀의 성적자료를 요구하자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제출을 거부했으며, 장학금 수령내역에 대해서는 해당내용과 관련 없는 표를 제출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임하기도 했다.
장남의 병역면제 의혹을 사고 있는 김진태 검찰총장도 아들의 ‘프라이버시’를 이유로 아들의 진료내역과 병역면제 자료를 거부하고 있다. 김 후보자의 장남은 지난 2005년 고도근시로 현역병 입영 대상인 3급 파정을 받았다가 2009년 3월 신장 질환인 ‘사구체인염’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바 있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자식이 미혼이고 본인도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데 그런 것까지 (공개해야 하느냐)”면서 “본인도 자료를 공개하는데 있어 주저하고 있다. 최선을 다해 설득하겠지만 본인의 사생활도 존중해 달라”고 답했다.
책임전가를 통해 자료 미제출을 정당화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송파구에 위치해 있는 아파트 매매과정에서 다운계약서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문 후보자는 매매 당시 현금 내역 요구에 대해 “통장이 여러 개 있다”, “집계가 어렵다”, “(자료를) 못 내는 것이 아니라 처가...”라는 답변으로 무책임함을 드러냈다.
국가기관을 이끄는 수장에게는 업무를 수행하는 자질 못지 않게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된다. 자녀의 신상과 관련된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특혜와 관련된 의혹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책임전가와 회피로 의혹을 무마할 것이 아니라 정공법을 통해 도덕성을 검증받는 것이 국가조직을 이끌 수장으로서의 면모가 아닐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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