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김정은 비자금 마련 담당 잠샘무역회사란
장성택 측근 외교관 북 소환 비자금 공작 깊이 관여
소식통 "스웨덴 스위스 영국 프랑스에 외화벌이조 투입"
장성택 처형 이후 해외 공관에 파견됐던 북한 대사들이 줄줄이 소환되는 가운데 그동안 외화벌이를 통해 김 씨 일가의 비자금을 마련해온 ‘외교 공작단’의 실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비자금 비리 문제’로 숙청되기 전 장성택은 북중 경협, 해외 식당 운영 등 외화벌이를 통해 김정일, 김정은의 비자금을 조달했던 ‘핵심 자금줄’로 외부에 인식돼왔다.
특히 최근 장성택의 측근으로 평가됐던 박광철 스웨덴 주재 북한 대사 부부가 중국 베이징을 통해 북한으로 소환되자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장성택 측근 중 외화벌이에 관여하고 있는 인사들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을 단행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실제로 오래 전부터 김 씨 일가의 비자금을 조달해온 부처는 인민군 보위사령부 산하 ‘잠샘무역회사'로 이번에 소환된 박광철 역시 해당 부처에 깊숙이 관여했던 했던 인물이라는 대북소식통의 전언이 3일 입수됐다.
지난해 초 본보에 처음으로 장성택 실각 소식을 전한 소식통은 “북한 김 씨 일가의 혁명자금을 마련하는 곳은 인민군 보위사령부 내 ‘잠샘무역회사’라는 곳으로 주로 외교관들이 소속돼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 스웨덴, 스위스, 영국, 프랑스 4곳에 외화벌이 공작조가 파견돼 있으며 공작원들은 대사관이 있는 국가에는 대사직으로, 대사관이 없는 국가에는 지사 대표부로 나가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주로 위조달러(슈퍼노트), 마약 등을 통해 외화벌이를 하고 있으며 이는 오롯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비자금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소식통은 “이번에 소환된 박광철도 잠샘무역과 관련이 있는 인물”이라며 “대개 대사들은 3년 기한으로 각국에 파견되며 기한을 마치면 매년 12월즈음 정기적으로 소환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이 위조달러를 포함해 국제적으로 금지돼 있는 마약과 무기를 불법 거래하는 것이란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당국이 주도해 위조지폐를 찍어내고 이를 외화벌이로 활용하고 있는데 한해에 찍어내는 위조지폐가 무려 수백억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앞서 소식통은 “북한 인민무력부 정찰총국 내 지하갱도에서 찍어내는 초정밀 100달러 위폐가 한해 500억달러에 달하는 정도로 파악됐다”면서 “각국에 나가 있는 외교관들이 동원돼 진폐로 교환하는 것은 그중 약 30% 정도”라고 전한 바 있다.
그는 또 “북한에서 생산된 위조지폐는 당국이 해외 공관마다 수백만~수천만 달러씩을 배분한 뒤 이를 외교관들이 카지노 등에서 진폐로 바꿔치기를 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며 “외교관들이 위조지폐를 바꾸기 위해 자주 활용하는 장소는 카지노로 실제 게임할 용도보다 칩을 더 많이 구입하고 게임을 즐기는 척 하다가 칩을 진폐로 바꾸는 방식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이렇게 바꾼 주재국 화폐를 다른 은행이나 환전소에서 다시 미국달러 진폐로 바꾸면 작업이 끝나는 것”이라며 이들 공작원들의 외화벌이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와 함께 북한에서 제조되는 마약 역시 외화벌이에 한몫 톡톡히 하는 것으로 주로 국가안전보위부 312호와 보위사령부 31부 소속 직원들이 외교여권을 이용해 외국에서 마피아들과 연계해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여전히 한국에서 장성택이 마치 북한의 경제통이자 김 씨 일가의 자금줄을 댈 만큼 실세라고 평가되고 있는데 실상은 달랐다”며 “장성택은 김정일 집권 시에도 김 씨 일가의 돈을 관리하지도 못했으며 그저 김경희의 남편으로서 ‘부마’로서의 지위만을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은 90년대부터 극심한 외화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해외 대사관과 공관을 외화벌이 전초지로 활용하고, 대사와 공관원들에게 연간 벌어들여야할 외화 액수를 개인별로 할당, 해외주재 공관원들은 주재국과의 외교 업무보다 외화벌이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지난해 3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등으로 활동 여건이 악화되면서, 외교관 상당수가 북한 당국이 정한 (외화벌이)할당량을 채우기는 데 상당한 심적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 8월에는 에티오피아에서 근무하던 북한 외교관 1명이 한국으로 망명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북한 외교관들의 망명설이 이어지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망명 동기와 그 규모에 대해서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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