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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스트라이프 김선우, 류택현 효과 가능할까


입력 2014.01.05 10:02 수정 2014.01.07 13:36        데일리안 스포츠 = 이일동 기자

라이벌 관계로 선수 교류 극히 제한적

베테랑 투수로 큰 경기 경험 풍부

김선우는 작년 두산에서 방출된 뒤 연봉 1억 5000만 원에 LG 유니폼을 입었다. ⓒ 데일리안 DB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한 지붕 두 가족' LG와 두산은 라이벌이다.

홈경기 때 1루를 쓰고 원정 경기 때는 3루로 바뀔 뿐, 두 팀의 경기는 항상 잠실서만 열린다. 마치 고연전(연고전) 아마추어 라이벌의 프로 버전처럼 각을 세우기도 한다. 그만큼 잠실 라이벌의 맞대결은 역대 가장 흥미진진한 시리즈를 연출해왔다.

과거 프로농구 출범 이전 점보시리즈 시절의 삼성과 현대의 겨울 농구 맞대결, 그리고 지금은 추억 속으로 사라진 고려증권과 현대자동차서비스의 남자 배구 맞대결만큼이나 잠실 라이벌의 맞대결은 흥미를 끈다. 라이벌 맞대결은 때론 필요 이상의 과열을 불러일으키지만 흥행 면에선 보증수표다.

그렇다보니 선수 교류는 상당히 제한적이다. 내보낸 선수가 잘하는 경우, 되돌아오는 부메랑은 메가톤급으로 변한다. 라이벌 맞대결에서 예리한 비수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후 두 팀이 성사시킨 트레이드는 단 한 차례. 2008년 이성열(두산->넥센) 최승환(두산->한화)과 이재영(LG-SK) 김용의(LG)를 묶어 맞바꾼 게 전부. 그 이전으로 넘어가면 1999년 당시 두산 소속이던 류택현과 김상호를 묶어 현금 1억 원에 LG로 트레이드한 게 가장 인상적인 트레이드로 꼽힌다.

현역 최고령 투수 류택현(44)이 아직도 LG의 불펜에서 노련투를 뿌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호는 더욱 더 흥미롭다. 1988년 MBC청룡(현 LG)에 입단한 뒤 2년 뒤 투수 최일언과 맞트레이드 돼 OB(현 두산)로 이적했다.

이후 1995년 김상호는 홈런-타점 2관왕으로 시즌 MVP에 선정됐다. 당시 LG로서는 울지 않을 수 없었다. 김상호가 LG에 있었다면 신바람 야구는 장기화됐을 가능성이 크다. LG는 두산과의 트레이드에서 김상호로 당한 단기 쇼크를 류택현의 롱런으로 만회한 셈이다.

류택현은 주운 보석이나 다름 아니다. 1994년 당시 LG와 OB는 한 해 걸이로 1차 지명 선수를 나눠 갖던 때였다. 그해 1차 지명권을 쥔 OB는 꾀돌이 유격수 유지현 대신 좌완 류택현을 예상 외로 지명했다.

덕분에 LG는 원래 지명하기로 맘먹었던 유지현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유지현은 LG에서 신바람야구의 주역으로 등장한 반면, 류택현은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트레이드는 아니지만 FA로 팀을 옮긴 선수도 있다. 바로 두산 에이스로 2007년 FA 자격을 획득, LG로 둥지를 옮긴 박명환(현 NC)다. 박명환은 이적 첫 해 10승 6패 평균자책점 3.19의 호성적을 올렸지만 그게 끝이었다. 어깨 부상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은퇴의 위기에 내몰린 바 있다. 두산 에이스의 LG 수난기였다.

이번엔 김선우(36)가 그 시험대에 올랐다. 김선우는 작년 두산에서 방출된 뒤 연봉 1억 5000만 원에 LG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서 은퇴와 코치 연수를 종용받았지만 스스로 뿌리치고 시장에 나왔다. 현역 생활에 대한 미련이 더 컸기 때문이다. 사실 김선우은 올해 5승 6패 평균자책점 5.52로 부진했지만 2년 전엔 16승 7패 평균자책점 3.13을 기록한 두산 에이스였다.

큰 부상도 없고 여전히 평균 이상의 구위를 보유한 김선우로서는 한 번 더 도전해 볼 수 있는 여건이 충족돼 있는 셈이다. 선발이 아니더라도 불펜에서 활용가치가 아직은 충분하다. 무엇보다 가을 야구의 축적된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큰 밑천이다.

LG가 작년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밀린 이유도 가을야구 경험이다. 11년 만에 TV로 보는 야구가 아닌 그라운드는 낯설었다. 11년 동안 가을야구를 체험하지 못했다는 것은 LG 김기태호의 숨은 아킬레스였다.

아니나 다를까. LG는 결정적인 찬스에서 잦은 주루 미스와 어이없는 실책으로 무너졌다.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데서 온 좌절이었다. 김선우는 이미 가을야구의 분위기와 경기를 읽는 눈을 갖춘 베테랑 투수다. 이는 현역 최고령인 류택현이나 마무리 봉중근이 아직도 갖지 못한 장점 중 하나다.

LG가 김선우의 사실상 마지막 현역 팀이 될 가능성이 현재로선 크다. 김선우가 휘문고 선배인 류택현처럼 성공한 영입으로 남을 것인지 박명환의 전철을 밟을 것인지 미지수다. 분명한 것은 '써니' 김선우가 올라설 마운드는 여전히 잠실이라는 점이다.


이일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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