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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거품’ 결국 최정 위한 전주곡이었나


입력 2014.01.16 08:51 수정 2014.01.17 17:4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이승엽-이대호 넘어 연봉 7억원 재계약

FA 시장 나올 경우 천문학적 역대 최고액 가능

7억원에 연봉 재계약을 마친 최정. ⓒ SK 와이번스

‘소년 장사’ 최정(27)이 비FA 역대 최고 연봉 기록을 다시 세웠다.

SK 와이번스는 15일 내야수 최정과 비FA 역대 최고 연봉이자 구단 역사상 최고 연봉인 7억원에 2014년도 연봉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FA 자격을 얻기 전,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던 선수는 2003년 이승엽(삼성)과 2011년 이대호(롯데)의 6억 3000만원이다. 모두 리그를 호령했던 강타자이자 홈런왕으로 기억되고 있다.

사실 이들에 비하면 최정의 파워가 다소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이승엽은 1999년 54홈런을 비롯해 2002시즌 47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겼고, 이대호 역시 2010년 44홈런 등 7관왕 위업을 달성했다. 반면, 최정은 아직까지 30홈런도 넘겨본 적이 없다.

하지만 최정은 이들에게 없는 특별한 무기를 지니고 있다. 바로 모든 감독과 스카우트들이 군침을 흘린다는 ‘5툴 플레이어’(타격의 정확성, 파워, 수비, 송구, 스피드)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정은 데뷔 이후 지난해까지 9시즌 동안 5차례 3할 타율을 기록했다. 풀타임 주전 3루수로 자리 잡은 2007년 이후만 따진다면, 단 2번 실패했을 뿐이다. 파워 역시 2010년 20홈런을 기록한 뒤 매년 증가하고 있다.

최정의 방망이가 나무랄 데 없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4년 연속 ‘타율 3할-20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양신’ 양준혁의 5년 연속(95년~99년)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기록이며 이종범,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 김기태, 김동주 등도 이 부문에 있어서는 최정만큼 꾸준하지 못했다.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에서 뿜어져 나오는 정확한 송구 등 수비력은 최정을 가장 빛나게 하는 장점이다. 현재 최정의 수비력은 김한수를 넘어 메이저리그 수비를 선보였던 외국인 선수 퀸란과 곧잘 비교가 되곤 한다. 이처럼 다재다능함을 두루 갖춘 3루수는 최정이 독보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루에 있어서도 벌써 2년 연속 20-20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도루 시도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팀의 중심타자로 활약하면서 매년 20개 이상의 도루를 뛸 수 있는 선수는 프로야구 전체를 통틀어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최정이 프로야구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을 만한 선수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이는 많지 않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홈런왕은 물론 이렇다 할 타이틀을 거머쥐지 못한 최정에게 다소 과한 액수라는 목소리도 있다.

물론 최정이 대형 FA에 버금가는 연봉을 받게 될 수 있었던 요인에는 어느 정도 운이 따른 것도 사실이다.

지난 2005년 SK로부터 1차 지명을 받은 최정은 데뷔 첫 해 고작 45경기 출전에 그쳤다. 당연히 1군 등록일수(145일)를 충족하지 못했다. 이후 최정은 2009년 제2회 WBC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참가 등으로 인해 1군 등록일수를 크게 늘렸다. 지난해 3월 열린 제3회 WBC에서 대표팀이 4강에 올랐다면 최정의 FA 자격 취득은 지난해가 될 수 있었다.

따라서 소속팀 SK도 이를 염두에 두고 2억 8000만원이던 연봉을 5억 2000만원으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대표팀의 조기탈락으로 최정의 FA는 다음해로 미뤄졌고 SK의 연봉인상은 결국 자충수가 되고 말았다.

또한 SK 구단은 FA를 앞둔 선수들의 몸값을 크게 끌어올리는 대표적인 팀이다. 지난해 정근우와 송은범은 물론 정대현, 이승호 등이 예비 FA의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비록 SK가 이들을 붙잡는데 실패했지만 두둑한 보상금으로 위안을 얻을 수 있었다.

최정의 호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현재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FA 시장의 몸값 거품은 최정이 자격을 얻는 올 시즌 후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강민호가 기록한 FA 역대 최고액(4년 75억원)이 불과 1년 만에 다시 작성될 것이란 예측도 최정이 있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과 구단의 내부 방침, 그리고 선수의 기량까지 모든 부분이 최정을 위해 돌아가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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