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비매너골’ 될성부른 침대축구 유망주

[한국vs시리아]U-22 8강서 비매너골 나와

규정상 골로 인정, 페어플레이 정신과 상충

시리아의 마르케디안이 비매너골을 넣고 있다.(SBS 스포츠 화면캡처)

시리아 청소년들이 페어플레이 정신을 까맣게 잊은 채 축구에 몰두하고 있어 걱정 어린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22세 이하(U-22) 축구대표팀은 19일(한국시각) 오만 무스카트 시브 스포츠 컴플렉스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U-22 챔피언십' 8강에서 시리아를 2-1 격파하며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오는 24일 오전 1시, 아랍에미리트를 1-0으로 격파한 요르단과 결승 길목에서 만난다.

이날 경기에서는 종료 직전 눈살을 찌푸릴만한 장면이 나왔다. 한국이 2-0 앞서며 승리가 확정적이던 후반 추가시간, 황도연이 부상으로 쓰러지자 문창진이 공을 사이드라인 밖으로 걷어냈다. 대개 이런 경우는 상황이 정리되면 시리아가 한국에 공격권을 넘겨줘야 하는 게 관례다.

그러나 시리아는 볼을 돌려주는 대신 바로 공격으로 전환했다. 가만히 서서 경기 재개를 기다리고 있던 한국 선수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고, 시리아 마르케디안은 페널티박스로 침투해 한국 골키퍼 노동건까지 제치고 공을 골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규정상 심판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시리아의 득점이 인정됐지만 명백한 비매너 플레이였다.

급기야 시리아의 한 선수는 볼을 주은 뒤 잽싸게 센터서클로 갖다 놓아 경기를 속개하라며 재촉, 한국 선수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이 장면을 똑똑히 지켜본 이광종 감독도 황당한 표정을 지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지만 만약 동점 또는 역전골이었다면 이후 두고두고 회자될만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 난감해진 시리아 벤치에서도 경기 후 이광종 감독에게 사과를 했다.

축구팬들은 분노하면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모습이다. 그동안 중동국가들의 비매너 플레이를 한두 번 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페어플레이를 상실한 골 장면은 물론, 조금만 부딪혀도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는 ‘침대축구’에 익숙한 한국 축구팬들은 분노 대신 격려로 청소년 대표팀의 선전을 응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