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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선형 쇼타임 ‘타고난 스타본능'


입력 2014.02.12 16:57 수정 2014.02.12 17:05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오리온스전 3차 연장 이끌며 팀 승리 견인

결정적 순간마다 한 방 ‘역시 해결사’

김선형은 스타의 본능을 타고난 선수임에 틀림없다. ⓒ 서울 SK

스타플레이어는 단지 눈에 보이는 기록이나 데이터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존재감이 있다.

유난히 컨디션이 안 좋아 9개의 슛을 연달아 실패하더라도, 마지막 1번의 기회에서 가장 결정적인 슛을 성공시킬 수 있는 배짱을 지닌 선수, 중요한 경기의 결정적 순간에 팀의 운명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가 바로 슈퍼스타다.

김선형(26·서울SK)은 그런 면에서 스타의 본능을 타고난 선수임에 틀림없다. 11일 잠실학생체육관서 열린 '2013-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SK와 고양 오리온스의 5라운드 맞대결은 올 시즌 최고의 빅매치 중 하나로 꼽아도 손색이 없다.

오리온스는 최근 8연승의 상승세를 달리고 있으며 프로농구 후반기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SK와는 올 시즌 이런저런 악연으로 얽힌 데다 4라운드까지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만큼 오리온스로서는 이날 유난히 독기를 품고 달려들 수밖에 없었다.

SK는 강력한 장신 포워드진을 앞세운 오리온스의 수비와 외곽슛에 내내 고전했다. 김선형 활약도 초반에는 좋지 않았다. 종아리 부상에 시달리다 복귀한 김선형은 주특기인 돌파가 오리온스 수비에 막히며 3쿼터까지 7점에 묶이는 등 쉽게 풀리지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 SK의 해결사로 나선 것은 김선형이었다. 4쿼터 막판부터 연장까지 이어지는 대혈전의 승부처에서 경기를 지배한 것은 김선형의 쇼타임이었다. 돌파에 이은 레이업, 플로터, 외곽슛 등 위치와 상대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로 터지는 김선형의 득점력 앞에 경기 내내 견고하던 오리온스의 수비도 속수무책이었다.

패색이 짙던 4쿼터 종료 1.1초전 3점차로 뒤진 상황에서 이현민의 수비를 넘어 승부를 연장으로 만드는 극적인 동점 3점슛은 시작에 불과했다. 1차 연장전에서도 오리온스로 흐름이 넘어가려고 할 때마다 분위기를 바꾸는 연속 득점을 성공시켰다.

이날 김선형은 47분 18초를 소화하며 3점슛 3개(3/4)포함 22득점 5리바운드 4도움 2스틸을 기록하며 94-87 승리를 이끌었다. 3차 연장을 소화한 것은 김선형의 농구인생 이래 처음이었다. 종아리 부상 후유증으로 두 경기 건너뛰며 정상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한번 불붙은 김선형의 폭발력을 제어할 선수는 오리온스에 없었다.

김선형이 KBL을 대표하는 슈퍼스타로 인정받는 것은 바로 이러한 승부처에서의 강심장 때문이다. 리그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팀들에는 저마다 확실한 해결사가 있다. 특히 김선형을 비롯해 조성민(KT), 문태종(LG) 등은 승부처마다 외국인 선수 못지않은 결정력과 특유의 자신감을 바탕으로 국내 선수들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선형은 조성민과 함께 올 시즌 유력한 MVP 경쟁후보로 꼽힌다. 김선형은 조성민에 비해 팀 성적이라는 부분에서 이미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승부처에서 강한 해결사로서의 모습도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남은 기간 부상에 대한 우려만 없다면 김선형이 올 시즌 다시 MVP에 도전장을 던지는 것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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