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환전소 "동생 줄 돈 부족하면 어쩌나..."
북녘 가족에게 줄 돈 부족할까 불안한 마음에 "용돈이라도 좀 더 쥐어주려고..."
"이미 달러 환전은 많이 했는데, 혹시 동생 줄 돈이 부족하면 어쩌나 걱정돼서... 1달러면 북한에서 인민폐 어느 정도까지 바꿀 수 있어요?"
우리은행(은행장 이순우)이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19일부터 20일까지 운영한 '남북이산가족 상봉단 임시환전소'를 이용한 고객들의 대부분은 '혹시나'하는 마음에 푼돈을 환전하러 온 노인들이 대부분이었다. 60여년 만에 만난 북녘의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더 보탬이 될까하는 마음에 추가환전을 하는 것이다.
21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19~20일 사이 운영한 임시환전소의 환전 규모는 많지 않다. 지난 2005년, 2006년, 2007년, 2009년, 2010년 이산가족 상봉행사 때도 강원도 속초에서 임시환전소를 운영했지만 환전 액수는 크지 않았다.
임시환전소를 이용하는 노인들이 대개 100달러가 되지 않는 '푼돈' 수준의 환전을 했기 때문이다. 이산가족상봉을 앞둔 노인들은 북녘 가족에게 줄 돈이 혹시나 부족할까 불안한 마음에 환전소를 들른다.
북한주민에게는 1달러라도 귀한 선물이기 때문에 남녘의 가족들은 단돈 천원이라도 더 환전해서 북녘의 가족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현재 북한 시장 환율에 따르면 1달러는 일반 노동자 월급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북한 화폐개혁 이후 북한 화폐인 '인민폐'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져 주민들은 달러보유를 선호하는 성향이 커졌다.
하지만 현재 정부와 대한적십자사는 북한에 대한 국제제재의 일환으로 북한 가족에게 전달할 수 있는 현금 규모를 1000달러로 제한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임시환전소에서 이뤄진 환전은 집계할 정도로 규모가 크지는 않다. 환전 고객 개인당 몇십 달러 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환전소를 찾아오는 대부분의 고객들은 이미 북한에서 사용할 돈을 미리 환전하신 분들이 찾아와 추가로 환전해 가는 경우가 많다"면서 "북녘 가족에게 줄 돈이 혹시 모자랄까봐 불안한 마음에 용돈 수준의 금액을 바꿔가는 분들"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은행은 22일과 23일 이틀간 이산가족상봉단을 대상으로 추가로 임시환전 서비스를 진행한다. 이산가족들의 애환과 기쁨을 함께한다는 취지에서 환전금액과 관계없이 50%의 환율우대를 하고 손수건도 함께 증정한다.
이 같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현재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 마련된 임시환전소에는 우리은행 직원 3명이 파견돼 있는 상황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장에서 이산가족들의 애틋함과 설레임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면서 "환율 우대서비스는 일정조건이 충족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이뤄지지만 이산가족 상봉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자는 취지에서 찾아오시는 모든분들께 우대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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