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의 4년 소회 "임기동안 한은 질풍노도의 시대"
"가을 즈음에는 후학 양성위해 파트타임 강사로 활동하고 있지 않을까..."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임기종료를 앞두고 자신의 임기 4년 간을 '격변의 시대', '질풍노도의 시대'라고 자평했다.
김 총재는 한국은행의 수장으로 취임한 이후 수많은 개혁을 단행했고 이에 따른 적지 않은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총재는 13일 3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4년은 그야말로 격변의 시대였고 조직(한국은행)으로서도 질풍노도의 시대였다"면서 "아직 임기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잘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재는 "한은 총재로 지내면서 일상 생활에서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면서 "100년만에 찾아왔다는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격하게 변했고, 이에 따라 사전 예측을 하지 못했다는 질타를 받았다. 자나 깨나 상황을 경계하는 등의 생활을 이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김 총재는 "한은의 많은 변화·개혁으로 부작용·후유증이 발생했다는 시각에 대해선 부인할 수 없지만 장점보다는 단점이 부각되는 경향도 있다"면서 "하지만 한은 직원들은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직원들로 (변하면서)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한은의 면모를 봤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기 동안의 업적을 자평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의 진화'를 꼽았다. 김 총재는 금통위 회의 종료 6주 후에 공개되던 금통위 의사록 공개시기를 2주로 단축시킨 바 있다. 그만큼 시장·언론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신경을 썼다는 것이다.
김 총재는 "우리나라처럼 의사록을 빠르게 공개하는 국가는 없을 것이다. 금통위 의사록을 신속하게 공개하면서 언론의 질문도 많아지고 상호 발전하게 됐다"면서 "다시말해 여러분과 커뮤니케이션을 열심히 하려고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총재는 "고품질의 경제동향·분석 보고서를 생산하는 것도 획기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또한 한은법을 개정하고 인재개발원을 만든 것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임기동안 '말실수'를 해서 구설수에 오른 것에 대해서도 "항상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느낀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 총재는 "야근은 축복" 지난해 하반기 뉴욕 기자간담회에서의 '말실수' 등으로 세간의 입방아에 오른 바 있다.
김 총재는 "의사소통은 내용을 서로 이해하고 있어야 잘 전달된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의사소통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퇴임 후의 생활에 대해서는 "가을즈음 되면 학교에서 파트타임 강사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격변의 시대를 지나왔기 때문에 이를 정리할 기회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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