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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임주은, 왜 악녀 아닌 민폐 됐나


입력 2014.03.25 07:21 수정 2014.03.28 09:50        김명신 기자

악녀본능 바얀 후투그 역 두고 호평과 혹평세례

지나친 악행 캐릭터에 '민폐 인물' 지적까지

태생부터 달랐다. 연철가의 막내딸로 아쉬운 것 없이 온갖 사랑을 독차지 했던 타나실리는 유일하게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는 황제를 원망했고, 그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는 기승냥을 미워했다. 그렇게 대놓고, 솔직하게 미워하고 악행을 저지르는 천진난만 악녀였다.

그의 바통을 이은 바얀 후투그는 정반대의 노선이었다. 태생부터 악녀였다. 새가 우는 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새를 토막내 죽여 버렸다. 그렇지만 항상 온화한 미소를 머금은 이중적 악녀였다. 때문에 대중은 그를 ‘비호감‘으로 치부하고 있다.

기황후의 악역 바얀 후투그가 지나친 악행 설정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 MBC

타나실리 빈자리 채웠다? 지나친 악녀 설정에 시청자 ‘외면’

연기자 임주은의 캐릭터를 두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연기를 잘하는 탓일까. 아니면 바얀 후투그 캐릭터가 워낙 밉상인 탓일까. 임주은이 악녀 백진희의 빈자리를 채웠다는 의견과 밉상 캐릭터에 채널을 돌렸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며 ‘기황후’를 달구고 있다.

임주은은 지난 17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 38회에서 교형으로 최후를 맞은 타나실리(백진희)를 대신해 새 황후 바얀 후투그 역으로 첫 등장했다. 겉으로는 온화하지만 이중적 내면을 가진 인물이라는 설명 속 새 황후의 등장에 이목이 집중됐고 워낙 타나실 리가 개그프로의 소재가 될 만큼 주목을 받은 탓에 그에 대한 기대감 역시 그 어느 때 보다. 높았다.

실존 인물이기도 한 바얀 후투그는 백안(김영호)의 조카로, 기승냥(하지원)과 맞서는 또 다른 황후 캐릭터로 설정됐다. 임주은의 등장과 더불어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 이유다. 그렇게 3막은 시작됐고 바얀 후투그는 당돌하게 등장했다.

하지만 바얀 후투그는 대놓고 악한 짓을 하던 타나실리와 다른 행보를 택했다. 너무 솔직하다 못해 속이 훤히 드러난 타나실리와는 달리 바얀 후투그는 '착한 황후' 얼굴로 기승냥의 아들 암죽(이유식)에 독을 넣는가 하면, 태후와 기승냥을 이간질 시키는 계략 등으로 시청자를 분통을 사고 있다.

타나실리의 ‘시원스러운 악행‘에 익숙해져있던 시청자들 일각에서는 그를 그리워하는 의견까지 등장할 정도다. 반대로 비열하면서도 이중적인 바얀 후투그의 모습이 ’밉상’ 캐릭터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단 2회만에 등장으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사실만 두고 보면 임주은의 연기변신은 확실하게 통한 셈이다. 하지만 애꿎은 연기력이나 얼굴 모양 등 그 외적인 지적까지 이어져 안타까울 따름이다. 결국 ‘바얀 후투그=임주은‘으로 인식돼 국민 밉상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등장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임주은이 타나실리나 연철(전국환)의 악역 부분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빈자리를 채웠는가 아닌가에 대한 여부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충분한 악역이라는 호평과 지루하고 보기 껄끄러운 캐릭터라는 혹평 속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고 있다.

1회를 연장하기로 최종 결정하며 51부작으로 마무리를 할 예정인 ‘기황후’가 이제 40회를 마치고 10회 정도를 남기고 있다. 후반부에 등장한 새로운 악역 바얀 후투그가 드라마의 재미를 살리는 매력적인 캐릭터로 남을지, 아니면 일각에서 지적하는 대로 ‘민폐 캐릭터’로 전락할 지는 임주은의 몫인 듯 하다.

‘기황후’의 타이틀롤 기승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을 터. 때문에 그를 둘러싼 2명의 황후 타나실리와 바얀 후투그가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또 다른 주요 인물이기 때문에 세간의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기황후 속 악역 캐릭터로 극 하반기까지 이끌며 호평을 이끌어낸 연철 전국환과 타나실리 백진희. ⓒ MBC

백진희는 분명, 타나실리를 통해 시청자들의 연민과 공감을 샀다. 그렇게 또 하나의 필모그라피를 완성했다. 반면 임주은의 바얀 후투그는 아직은 ‘그냥 타고난 악인’으로 평가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앞으로 10회가 남았다. 최고의 밉상 캐릭터로 등극하면서도 매력적인 악역으로 그려질 가능성이 다분히 남아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채널을 돌렸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목소리다. 이미 죽음으로 하차한 타나실리를 떠올리는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황후'를 꼭 봐야 하는, 보고 싶은 드라마의 이유 중 하나의 캐릭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빤한 악역과 빤하지만 매력적인 악역은 분명 다르니.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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