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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도 군사기밀이 알려지면 국방유적은 ‘폐쇄’


입력 2014.05.06 10:04 수정 2014.05.06 10:05        최진연 유적전문기자

<최진연의 우리 터, 우리 혼>부산시에 천대받는 석성봉수

부산지역의 봉수대가 훼손방치 되고 있다. 시민들 사이에는 더 늦기 전에 발굴조사와 체계
적인 관리가 이뤄져야한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흔적이 남아있는 부산지역의 봉수대는 임량포봉수, 천성보봉수, 석성봉수 등 11 곳에 이른다. 이중 기장군의 아이봉수와 남산봉수만 그나마 원형이 일부 양호해 관리를 받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다른 봉수들은 지난 1976년 부산시가 고증절차 없이 마구잡이로 복원정비하면서 심
하게 훼손돼 유적가치를 잃었다. 그중 천마산의 석성봉수와 기장군 임랑포봉수는 기단석 일부가 남아있어 옛 흔적을 희미하게나마 유지하고 있다. 특히 석성봉수는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봉수로 주변에는 봉군의 숙소 터와 기와조각도 발견되고 있다.

천마산 산악회가 세운 엉터리 석성봉수ⓒ최진연 기자

그러나 문화재로 등록되지 못한 봉수들은 지자체의 무관심으로 남아있는 흔적마저 제대로 관리가 안되는 실정이다.이 때문에 석성봉수는 인근 주민들의 기억에서도 사라지고 있다.

또 현재 석성봉수에 세워진 높이 2m 연조(굴뚝)지난 1971년 천마산악회가 새로 세웠지만 했지만 고증을 밟지 않고 복원해 정체성을 잃고 말았다. 옛 문헌에 따르면 봉수대에 설치된 연대와 연조는 총 5개로 가장 높은 연대 높이만 약 7.5m에 이른다.

석성봉수가 축조된 천마산은 부산 서구 남부민동과 사하구 감천동의 경계에 솟아 있는 산
이다.‘경상도지리지’에는 ‘석성봉화대는 동쪽으로 30리 거리의 황령산봉화대와 서쪽 110리 거리의 김해봉화대도 바라본다.'고 기록돼 있다.‘동래부지 산천조’에는 석성봉화대가 구봉산으로 옮겨가고 그곳에는 터만 남아 있다고 했다.

석성봉수에서 본 부산항과 남포동ⓒ최진연 기자

이런 기록을 볼 때 현재의 천마산은 옛날 석성산으로 불렀고, 당시에는 초원이 우거져 말을 방목했는데 말의 탈출을 막기 위해 쌓는 석축흔적이 지금도 남아있다.

석성봉수는 어느 세력이 축조했는지 기록이 전무하다. 부산지역의 대부분 봉수대가 고려시
대에 설치한 것으로 볼 때 고려로 추정도 가능하다. 조선시대 때는 봉수노선 상 제2노선 간봉의 연변봉수로 성화예산봉수에서 봉화를 받아 황령산봉수로 전달했다. 하지만 조선 영조 때 석성봉수는 봉수대에 비치된 각종 군사기밀이 외부로 알려지자 그만 구봉산으로 봉수를 옮기고 말았다.

천마산은 활엽수가 우거져 사철 푸른빛을 내며 조각공원이 조성돼 있고, 체육시설도 들어서 있어 부산시민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봉수대가 있는 정상에 오르면 문화마을로 유명세가 붙은 감천동 달동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석성봉수 아래 송도해안ⓒ최진연 기자

최근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유명세가 붙은 감천문화마을에 사람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은 6.25전쟁 때다. 전국의 태극도 신도들이 부산 보수동에서 피난생활을 하던 중 1960년대 이곳으로 집단 이주해 천마산과 옥녀봉사이의 해발 200~300m 지점의 비탈면에 판잣집을 지어 거주하면서 시작됐다.

석성봉수가 위치한 천마산은 해발 324m로 산 정상에서면 부산 앞바다의 전경이 탁 트여
장쾌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맑은 날에는 멀리 황령산과 해운대의 장산, 오륙도까지 한
눈에 조망된다. 특히 밤에는 부산의 다운타운인 남포동, 부산항 밤바다의 푸른빛과 도심의 형형색색 불빛이 보석을 흩뿌려놓은 듯 황홀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세계적인 명소가 된 감천문화마을ⓒ최진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는 ‘2014 사진찍기 좋은 명소’로 천마산을 선정했다. 사진 명소는 문체부가 주변경관이 수려하고 역사·문화·생태적 자원이 풍부한 지역을 대상으로 전망 공간, 쉼터 등을 설치해 그 지역을 관광 명소화 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1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다. 올해 전국 25곳이 선정됐는데 부산에서는 천마산이 유일하다. 하지만 진작 보존해야할 국방유적은 관할인 부산시청에 의해 지금도 천대 받고 있다.

봉수대 가는 길은 부산 감정초등학교 뒤쪽에 자동차를 주차하고 정신요양원 옆으로 난 임도를 따라 30분정도 가면 정상에 오른다.〔〕

최진연 기자 (cnnphot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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