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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에 블랙박스 달고 오히려 '쿵' 왜?


입력 2014.05.06 10:05 수정 2014.05.06 10:47        윤정선 기자

상대방 과실 명확한 경우 블랙박스 달고 고의 사고

실제 블랙박스 단 차량 사고율·보험손해율 더 높아

차량에 블랙박스를 달면 보험사기 가능성이 줄어들고 사고도 줄어든다는 게 일반적인 정설이다. 하지만 오히려 블랙박스 단 차량이 사고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과적으로 블랙박스 보험료 할인 혜택이 축소되는 원인이 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차량에 블랙박스를 달면 보험사기 가능성이 줄어들고 사고도 줄어든다는 게 일반적인 정설이다. 하지만 오히려 블랙박스 단 차량이 사고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는 차주의 블랙박스 설치 여부에 따라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보험료 할인폭은 2~5%로 블랙박스 구입·설치비를 보험료 챙길 수 있는 수준이다.

보험사가 블랙박스를 설치한 차량에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이유는 뚜렷하다. 명명백백한 영상증거를 확보할 수 있어 보험사기를 막을 수 있고 가입자와 분쟁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보험사는 물론 금융감독원도 블랙박스 설치를 권장한다. 블랙박스가 금융사기의 하나인 보험사기를 판단해줄 수 있는 CCTV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한 것이다.

실제 블랙박스 영상은 목격자가 없는 교통사고, 신호위반사고, 주차시 뺑소니사고에서 증거자료로 활용돼 과실비율을 따지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

한국교통연구원 자료를 보면 지난 2007년 법인 택시 교통사고는 2만4692건이었다. 이후 대부분 법인 택시에 블랙박스가 달린 2011년에는 사고 건수가 2만331건으로 17.7% 감소했다.

하지만 보험사가 본 현실은 달랐다. 통계적으로 블랙박스가 설치되지 않은 차량보다 설치된 차량에서 사고가 더 자주 발생한 것이다.

보험개발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동차보험 할인형상품 가입특성 및 시사점'을 보면 블랙박스 특약 가입자 사고율은 미가입자보다 1.14%포인트 높다. 평균 손해액도 미가입자보다 9만원 더 많았다. 보험사로부터 블랙박스 할인 혜택을 받는 가입자가 더 많은 사고를 내고 더 많은 보험금을 타간다는 얘기다.

삼성화재가 지난 2012년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집계한 자료도 이와 비슷하다. 블랙박스를 장착한 영업용 차량의 손해율은 86.6%다. 미장착 차량의 손해율(81.8%)보다 4.8%포인트 높다. 업무용 차량에서도 블랙박스를 설치한 차량이 4.0%포인트 높았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 비율을 말한다. 따라서 보험사는 손해율이 높을수록 수익이 나빠진다.

이는 보험사가 블랙박스 할인폭을 낮춘 것과 무관하지 않다. 삼성화재와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등은 블랙박스 보험료 할인을 1~3%가량 낮췄다. 블랙박스 장착이 보험사 리스크 하락에 예상보다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블랙박스 장착 차량이 오히려 사고율이 더 높은 것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명명백백한 증거가 오히려 사고율을 높였다고 말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블랙박스를 악용해 사고를 일부러 내기도 한다"며 "신종보험사기로 차선위반이나 신호위반 등 상대방 과실이 명백할 때 보험금을 노리고 들이박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블랙박스로 상대방 과실을 명명백백하게 증명할 수 있다 보니 오히려 일어나지 않을 사고도 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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