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심’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비디오 판독
목동과 광주서 하루 두 차례 심판 오심 나와
메이저리그에서는 이미 비디오 판독 확대
이쯤 되면 비디오 판독 도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것 같다. 프로야구가 다시 한 번 오심으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0일 한화와 넥센이 맞붙은 목동 구장. 넥센은 1-0으로 앞서던 4회 무사 1,3루 상황에서 박헌도가 좌익수 쪽 플라이볼을 만들어냈다. 한화 좌익수 장운호는 공을 잡자마자 홈으로 송구했고, 3루 주자 김민성도 득점하기 위해 내달렸다.
3루수 송광민을 거쳐 포수 정범모에게 전달된 공은 아슬아슬했지만 김민성을 태그아웃 처리했다. 하지만 주심을 보던 이영재 심판은 느닷없이 세이프를 선언했다.
곧바로 중계진의 리플레이 장면이 나왔다. 여러 각도에서 잡은 홈에서의 접전은 타이밍상 정확한 아웃이었다. 무엇보다 3루 주자 김민성은 정범모를 피해 도는 과정에서 홈플레이트를 아예 밟지도 못했다. 한화 선수들이 아웃이라고 펄쩍 뛰었지만 이영재 심판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심은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도 나왔다. KIA 선발 김진우는 1사 만루 위기서 조쉬 벨을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다. 공이 2루수를 거쳐 1루수 브렛 필 글러브에 안착되자 위기에서 벗어난 김진우는 포효했다. 하지만 1루심은 벨의 발이 빨랐다며 세이프를 외쳤다. 이 역시 리플레이 확인 결과 아웃이었다.
최근 들어 심판들의 오심이 더욱 크게 부각되는 이유는 방송 장비의 발달 때문이다. 프로야구의 인기와 함께 각 방송사들도 10대 이상의 카메라를 동원해 그라운드는 물론 관중석 곳곳을 잡아내고 있다. 이렇다 보니 웬만한 장면은 카메라에 모두 포착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초고속 카메라의 경우 인간의 눈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장면까지 잡아내고 있다. 이로 인해 심판들의 고충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몇몇 아쉬운 판정을 제외한 대부분의 오심은 그야말로 찰나의 순간 벌어진 일이기 때문이다.
오심을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발 벗고 나선 쪽은 미국 메이저리그다. 메이저리그는 홈런에 한해 비디오판독을 실시했지만 올 시즌부터 태그아웃, 바운드, 파울 또는 페어 여부 등으로 확대하고, 판독 요청도 세 번으로 할 수 있게 조치를 취했다. 반면, 한국 프로야구는 홈런 여부만 판정하고 있으며 1회 요청 가능하다.
이제 비디오 판독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어가고 있다. 억울한 판정이 나오면 즉각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면 되고, 심판들도 선수 또는 감독들과 얼굴을 붉히지 않아도 된다. 심판의 권위보다 중요한 것은 정확한 판정에 의한 정정당당한 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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