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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83회·일본 89회’ 노히트노런, 한국만 10회 왜?


입력 2014.05.26 09:54 수정 2014.05.26 11:1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다저스 베켓, 올 시즌 첫 노히트노런 달성

투수분업화 시대 맞이하며 완투형 투수 실종

가장 최근 노히트노런이 좌절된 김광현. ⓒ SK 와이번스

류현진의 팀 동료 조시 베켓(34·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역대 283번째 노히트노런의 주인공이 됐다.

베켓은 26일(이하 한국시각)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9이닝동안 피안타 하나 없이 볼넷 3개와 6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 무실점 경기를 이뤄냈다.

2000년대 말까지 메이저리그 특급 투수로 불린 베켓이지만 부상 이후로는 이름값에 한참 못 미쳐 하락세를 걷는 듯 보였다. 특히 지난 14일에는 무려 1년 8개월 만에 승리를 맛볼 정도로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출발과 끝이 불안했다. 베켓은 1회 2사 후 체이스 어틀리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제구가 흔들렸지만 라이언 하워드를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2회에도 선두타자 말론 버드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불안한 베켓은 나머지 3타자를 잡아내며 이닝을 쌓아나갔다.

9회말 마지막 이닝이 가장 불안했다. 이미 투구수는 120개를 넘어가고 있던 상황. 베켓은 지미 롤린스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힘이 떨어진 모습이었고 마지막 타자 어틀리에게도 풀카운트 접전까지 가는 등 노히트노런 달성이 어려워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투구가 낮게 깔리며 스트라이크로 판정돼 대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그러면서 노히트노런 기록 달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869년 출범한 메이저리그는 1876년 조지 브래들리를 시작으로 이번 베켓까지 무려 283회의 노히트노런 경기가 나왔다. 이는 산술적으로 한 시즌에 1.95회 나오는 것으로 대략 2번 정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일본 프로야구도 노히트노런 경기를 자주 볼 수 있다. 올해로 79년째가 된 일본프로야구는 89번의 노히터 투수가 나왔고 1년에 0.89회, 즉 한 시즌에 한 번꼴로 배출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6월 주니치 야마이 다이스케가 노히트노런을 달성한데 이어 올 시즌에는 지난 2일 세이부의 기시 다카유키가 지바 롯데전에서 주인공이 됐다.

반면,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기록이 노히트노런이다.

출범 33년째를 보내고 있는 한국프로야구에서 노히트노런은 지금까지 10회(PS 제외) 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는 연 0.29회로 3년에 한 번 볼 수 있을까 말까란 뜻이다. 가장 최근 기록도 지난 2000년 한화 송진우일 정도로 14년째 금단의 구역으로 여겨지고 있다.

물론 한국은 한 시즌에 128경기 또는 133경기를 치러 미국(162경기), 일본(144경기)에 비해 경기 수가 적다. 여기에 구단 숫자까지 적기 때문에 총 경기 숫자도 크게 차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14년째 나오지 않는다는 점은 생각해볼 사항이다. 사실 한국야구는 90년대까지 선발과 마무리의 구분이 없는 투수운용이 주를 이뤘다. 이후 2000년대에 접어들며 전문 셋업맨과 마무리 투수들이 등장하며 투수분업화가 이뤄졌다. 여기에 투수들의 투구 수 부담을 줄이며 완투형 투수들이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메이저리그 역시 80년대 토니 라루사 감독을 시작으로 투수 분업화 시대를 맞았다. 연평균 2회 볼 수 있던 노히트노런이 80년대에는 고작 13회만 달성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편,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최근 아쉽게 노히트노런이 불발된 투수는 SK 김광현이다. 김광현은 2010년 6월, 삼성과의 홈경기서 9회 2사까지 볼넷 2개만을 내주며 노히트노런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타자인 최형우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고, 급기야 후속타자 신명철에게 볼넷을 내줘 마운드에서 물러났다. 노히트노런은 물론 완봉승까지 날아간 아쉬운 경기였다. 또한 2012년 윤석민(당시 KIA) 역시 삼성전에서 9회 첫 타자 박한이에게 안타를 허용해 대기록이 무산된 바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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