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피안타' 류현진, 매팅리 웃게 한 이유
6이닝 10피안타 2실점으로 시즌 6승 성공
다저스 3연패 탈출, 불펜 체력 소모도 없어
시즌 6승에 성공한 류현진(27·LA다저스)이 체력 관리 숙제를 떠안았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10피안타 2실점으로 시즌 6승째를 따냈다.
28명의 타자를 맞아 10개의 안타를 맞는 등 구위는 썩 좋지 않았지만 볼넷을 단 1개도 내주지 않는 뛰어난 제구력과 특유의 위기관리 능력이 빛을 발하며 이닝을 쌓았다. 이로써 류현진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3.10에서 3.09로 소폭 하락했다.
류현진은 팀의 3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게다가 다저스는 최근 불펜이 완전히 무너지며 믿고 맡길 투수가 없어 선발 투수의 긴 이닝 소화를 요구하고 있었다. 그리고 류현진은 두 가지 모두를 만족시켰다.
하지만 과정이 훌륭한 편은 아니었다. 류현진은 3회 삼자범퇴를 제외하곤 매 이닝 안타를 내주며 상대 타자와의 힘 싸움에서 밀렸다. 그럼에도 위기마다 땅볼 유도 능력이 실점을 최소화했다.
5회 무사 2,3루 위기를 실점 없이 마친 게 압권이었다. 류현진은 바뀐 투수 진마 고메즈에게 우익수 쪽 안타를 내주며 불안한 이닝출발을 알렸다. 이어 조시 해리슨의 2루타가 터지며 순식간에 득점권에 주자 2명이 위치했다.
상대 중심타선으로 연결되는 절체절명의 위기였지만 야수들의 수비 도움을 크게 받았다. 유격수 핸리 라미레즈는 닐 워커의 총알 같은 타구를 멋진 점프로 잡아냈고, 3루수 저스틴 터너는 앤드류 맥커친의 땅볼을 잡은 뒤 그대로 홈으로 송구해 3루 주자의 득점을 막았다.
이후 6회 들어 류현진은 체력적으로 완전히 바닥난 모습을 드러냈다. 6회에만 3개의 안타를 내준 류현진은 이날 경기 두 번째 점수를 내줬고, 투구폼마저 크게 흔들리는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했다. 결국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라 류현진의 상태를 살폈고 조시 해리슨을 2루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더 이상의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경기 내용이 썩 좋지 않았지만 류현진의 투구는 돈 매팅리 감독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몸 상태가 무거운 상황에서도 감독의 요구대로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날 다저스는 류현진이 6이닝을 책임진 뒤 제이미 라이트가 3이닝을 소화해 불펜 소모 없이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문제는 류현진의 체력이다. 2경기 연속 4일 휴식 후 등판 일정을 치르다 보니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게 사실이다. 실제로 류현진은 4일 쉬고 마운드 올랐을 때 6승 6패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 중이다. 5일 쉬었을 경우 8승 1패 평균자책점 1.90인 점을 감안하면 분명 부진한 경기 내용이다.
그나마 다행은 쉼 없이 달려오던 다저스가 꿀맛같은 휴식일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다저스는 피츠버그와의 4연전과 시카고 화이트삭스 3연전을 마치는 오는 6일 일정이 없다. 이후 하루 쉰 뒤 콜로라도 원정 첫 경기 때 류현진이 나설 전망이다.
그 어떤 투수라도 시즌 내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없다. A급 투수의 가치는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제몫을 다할 때 빛이 나기 마련이다. 이날 류현진의 투구가 반짝 빛났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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