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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중국인 유치경쟁' 제주대첩 시작됐다


입력 2014.06.09 13:25 수정 2014.06.09 13:28        목용재 기자

제주도 중국인 직접투자 늘어나는 추세…은행권, 고객확보 '경쟁'

제주도 해안지역에서 중국인들이 관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은행권이 제주도에 몰려드는 드래곤(중국인)들을 상대로 맞춤형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준비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 정부의 자국민들에 대한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와 2010년 도입한 우리나라의 투자이민제도가 맞물리면서 중국의 '큰 손'들이 제주도로 넘어와 직접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큰 손'들이 제주도에 대한 직접투자를 위해서는 막대한 규모의 자금 이체, 송금 등 기본적인 금융서비스를 통해야 하기 때문에 은행들은 이 부문에 진출해 새로운 고객 유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은행(은행장 이순우)과 외환은행(은행장 김한조)은 이미 관련 서비스 제공에 돌입했고 신한은행(은행장 서진원)과 농협은행(은행장 김주하)도 관련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9일 제주도청과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제주도에 대한 외국인의 직접투자 규모는 3억6356천만 달러에 달한다. 여기에 외국인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 금액의 규모도(공시지가 기준) 2011년 4분기 이후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2011년 4분기,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제주지역 토지 가격의 규모는 2255억 원에서 2013년 4분기 2880억 원으로 늘어났다. 필지수도 2011년 4분기 4110필지에서 지난해 4분기 6824필지로 불어났다. 이 가운데 중국 자본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전체 외국인 가운데 가장 높다.

향후 중국자본의 제주도에 대한 직접투자액 규모도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제주도에 대한 외국인들의 직접투자는 리조트·관광호텔 등 서비스업 부문에 집중돼 있으며 중국, 말레이시아, 홍콩 등의 자본이 많이 들어온다"면서 "이 가운데에는 중국인의 비중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2010년 이후부터 중국을 비롯한 외국인 자본이 유치되기 시작했다. 중국정부의 여행자유화 조치와 우리나라의 투자이민제 도입 등이 중국의 '큰 손'들을 불러 모으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특히 제주 관광개발에 대한 국내 대기업 자본의 진출이 소극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관광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중국 자본의 유입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계속 불어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의 규모도 이같은 중국 자본 유입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은 '중국고객 데스크'를 신설했고 외환은행은 제주지점 내 '외국인직접투자센터(Foreign Direct Investment Center, FDI)'를 설치, 중국인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3일부터 신제주 지점에 '중국고객 데스크'를 신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중국어가 능통한 직원들로 구성된 전담팀을 배치, 원화예금·해외송금의 기본적인 은행업무와 함께 부동산 구입·투자이민제 등 외국인의 제주도 투자에 대한 상담업무도 진행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 투자이민을 위한 거래 규모는 최소 5억원이 돼야 한다"면서 "거래하는 금액보다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고객 데스크를 설치했다. 금융 거래가 많게는 100억 단위 이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거래 액수보다는 많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하루에 신제주지점을 내방하는 고객은 10~20명 정도지만 개개인의 고객들이 모두 '큰 손'"이라면서 "제주도 부동산시장에서 중국인이 차지하고 있는 포지션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이들의 금융 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데스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 초점은 우리은행에서 거래하는 중국인 자금 규모를 크게 확대시키는 것"이라면서 "중국인들은 제주도의 자연 환경 등 여러 가지 조건을 선호하고 있어 미리 투자해두면 향후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있다"고 덧붙였다.

외환은행은 제주지점 안에 FDI를 신설해 제주지역 내 고객 기반 확대 및 외국인 투자 유치 지원 업무를 더욱 강화했다. 특히 FDI는 중국인 투자자들을 초점으로 신설됐다는 설명이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 FDI는 다양한 국적의 투자가들이 이용할 수 있는 센터지만 최근 중국 투자가들이 많이 늘어난 것이 사실"이라면서 "주된 고객은 중국인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은 제주영업본부 차원에서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농협은 중국어 통역이 가능한 직원을 채용하고 중국어·일본어·영어 등 다양한 언어의 간판 설치 등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제주도 지역의 중국인 전용창구 및 전담 인력 채용을 검토 중이다.

목용재 기자 (morkk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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