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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반면교사' 홍명보호 호통 없고 한숨만..


입력 2014.06.10 16:41 수정 2014.06.10 17:50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가나전 완패로 사기 꺾인 한국 축구대표팀. ⓒ 연합뉴스

"국가대표팀과 올림픽팀은 레벨이 다르다.”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차지한 멕시코 축구대표팀이 시행착오 끝에 내린 결론이다.

멕시코는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 23세 이하 런던올림픽 금메달 멤버로 주전을 짰다. 하마터면 통산 15회 월드컵 진출 꿈이 날아갈 뻔했다. 멕시코는 북중미 최종예선에서 졸전을 거듭하며 4위(2승5무3패)로 떨어졌다. 한 달 사이 감독이 3명이나 교체되는 수난을 겪었다.

멕시코 축구협회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멕시코리그 영웅’ 미겔 에레라 감독을 긴급 호출한 것. 미겔 에레라 감독은 순수 국내파 신구세대를 소집해 전열을 재정비했다. 공수가 안정된 멕시코는 뉴질랜드와의 플레이오프에서 2연승, 가까스로 브라질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멕시코의 시행착오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홍명보호가 겪을 가까운 미래를 암시하는 듯하다. 브라질월드컵에 나서는 한국대표팀도 ‘런던올림픽 동메달 멤버’로 짜였다. 평균 나이 26.1세로, 역대 한국대표팀 가운데 가장 어리다.

젊은 혈기의 장점은 빠른 회복속도 및 분위기를 타면 재능 그 이상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멘탈이 미성숙하다. 인터넷 세대인 한국대표팀은 여론의 반응을 지나치게 의식해 출렁인다. 더 큰 문제는 그런 어린 선수들 가운데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나 정신적 지주가 없다는 점이다.

팀에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이 전무해 선제골을 내주면 무너지기 일쑤다. 역전은 기대하기 어렵고 만회골조차 버겁다. 가나와의 최종 평가전이 대표적인 예다. 한국대표팀은 10일(한국시각)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가나와의 평가전서 아예우에게 해트트릭을 내주며 0-4 참패했다.

이번 패배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튀니지와의 평가전(0-1패)은 체력적으로 준비되지 않았지만, 가나전은 몸 상태가 정상에 가까웠다. 전반 이른 실점은 수비의 실수에 의한 장면이다. 팀에 ‘카리스마’ 김남일, 안정환 같은 베테랑이 있었다면 호통을 쳐 주위를 환기할 수도 있다. 이영표-박지성 스타일이라면 다독이는 장면도 그려볼 수 있다.

그러나 베테랑이 없기에 런던올림픽 세대는 고개만 떨어뜨릴 뿐이다. 누구 한 명 나서서 격려의 박수나 호통을 치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축구장 안에 진짜 베테랑이 없다면 베테랑 역할을 소화할 적임자를 찾아내 임무를 부여하면 된다.

런던올림픽 금메달 멤버와 국내파가 의기투합한 멕시코엔 카를로스 살시도(34)가 정신적 지주다. 런던올림픽 은메달 멤버와 베테랑이 섞인 브라질엔 줄리우 세자르(34)가 정신적 지주가 됐다. 세자르는 브라질 수비진이 실수하면 벼락같은 고함을 쳐 주위를 환기시킨다.

런던올림픽 4위 멤버와 노장이 섞인 일본엔 엔도 야스히토(34)가 든든한 맏형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 런던올림픽 동메달 주축으로 구성된 한국대표팀엔 정신적 지주가 없다. ‘가상 지주’라도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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