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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ML?’ 들쭉날쭉 K-존에 류현진 휘청


입력 2014.06.12 11:50 수정 2014.06.12 12:19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신시내티전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 4실점 패전

몇 차례 결정적 모호한 K-존으로 류현진 크게 흔들려

심판의 모호한 판정으로 8승에 실패한 류현진. ⓒ 연합뉴스

꼬여도 이렇게 꼬일 수가 없다. 심판의 모호한 판정으로 인해 류현진(27·LA 다저스)이 시즌 8승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12일(이하 한국시각),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시즌 3패(7승)째를 떠안았다. 이날 6이닝동안 6피안타 2볼넷 4실점을 기록한 류현진은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3.08에서 3.33으로 상승했다.

구위와 경기운영 능력은 크게 나쁘지 않았지만 류현진을 흔들리게 만든 요인은 신시내티 타자들이 아닌 바로 주심의 모호한 스트라이크존이었다.

경기를 진행한 세스 벅민스터 주심은 경기 초반부터 들쭉날쭉한 K-존으로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물론 류현진은 1회 스트라이크존을 살짝 걸친 몸 쪽 공들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받으며 유리함을 안고 가는 듯 했다. 하지만 이는 오산이었다.

다저스는 2회초, 중심 타선의 맷 켐프가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몸쪽으로 살짝 빠져나가는 89마일짜리 커터였다. 이에 켐프는 납득할 수 없다는 듯 더그아웃에 들어가 불만을 표시했고, 벅민스터 주심은 주저 없이 퇴장을 선언했다.

켐프의 퇴장이 뼈아팠던 이유는 상대 선발 조니 쿠에토에 상당히 강한 타자였기 때문이다. 켐프는 쿠에토를 상대로 통산 타율 0.500(12타수 6안타) 2홈런 2볼넷을 기록 중인 ‘쿠에토 킬러’였다. 켐프를 잃은 것 뿐만 아니라 갑작스런 퇴장으로 다저스 더그아웃의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듯 활력을 잃고 말았다.

류현진의 첫 실점이 나온 3회말은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았다.

류현진은 두 타자를 연속으로 잡아내며 무난히 이닝을 마치는 듯 보였다. 2사 후 맞이한 빌리 해밀턴을 상대로는 커브와 직구,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2스트라이크까지 잘 잡았지만 8구째 93마일 직구가 볼로 판정받으며 볼넷을 허용하고 말았다. 앞서 류현진은 물론 쿠에토에게도 스트라이크로 잡아주던 몸쪽 높은 코스였다.

허탈해진 류현진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해밀턴에게 도루를 허용한 뒤 토드 프레이저에게 다시 볼넷을 허용했고, 조이 보토에게 왼쪽 라인 선상으로 흐르는 2루타를 내줘 순식간에 2실점하고 말았다. 이어 브랜든 필립스에게마저 빗맞은 안타를 허용, 0-3으로 점수가 벌어졌다.

쿠에토를 무너뜨릴 수 있는 첫 번째이자 마지막 기회였던 6회초에는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 판정이 나왔다.

다저스는 90개의 투구 수를 넘긴 쿠에토를 상대로 무사 1,2루의 결정적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희생번트를 대기 위해 류현진이 나섰다. 하지만 류현진의 두 번째 번트시도 때 신시내티 포수 브라얀 페냐는 미트로 방망이를 건드리고 말았다. 타자의 고의성이 없을 경우 타격 방해로 인정받아 타자의 진루가 주어져야 했지만 벅민스터 주심은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류현진은 3구째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고, 다저스도 득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야구에서 주심의 스트라이크존은 번복이 불가능한 영역이다. 올 시즌 비디오판독을 크게 확대한 메이저리그에서도 아웃과 세이프 판정은 감독의 요청에 의해 뒤바뀔 수 있지만 스트라이크-볼 판정만큼은 뒤집을 수 없다. 항의가 간헐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선수와 감독 모두 심판의 권한을 존중해주는 편이다.

하지만 이날 벅민스터 주심의 콜 판정은 과연 메이저리그 심판이 맞는가란 의구심이 들 정도로 양 팀 더그아웃에 혼란을 야기했다. 그리고 최대 피해자는 류현진과 다저스였다. 들쭉날쭉한 볼 판정으로 다저스의 4연승과 류현진의 중부지구 상대 전승(7승) 행진도 모두 멈춰서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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