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 오브 투모로우'에 맥 못추는 한국 영화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 극장가 장악
한국 영화 '스타 마케팅' 불구 참패
할리우드 배우 톰 크루즈 주연의 대작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무서운 흥행 기세를 떨치고 있다. 반면 이 영화와 같은 날 개봉한 한국 영화 '우는 남자'와 '하이힐'은 흥행에 참패했다. 장동건, 차승원 등 톱스타들의 이름값이 무색할 정도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4일 개봉한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639개 스크린에서 상영돼 관객 319만323명을 동원했다. 개봉 2주 만에 거둔 쾌거다.
오늘과 내일의 경계를 뜻하는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외계 종족으로부터 지구를 구하는 사람들의 내용을 담은 SF 영화다. 일본 작가 사쿠라자카 히로시의 '올 유 니드 이즈 킬(All You Need Is Kill)'을 원작으로 했으며 '본 아이덴티티', '미스터&미세스 스미스'의 더그 라이만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톰 크루즈가 주인공 빌 케이지를 맡아 전장에 나서 최고의 전사로 거듭난다. '50kg'에 육박하는 전투 슈트를 입은 '50대' 톰 크루즈의 활약이 단연 돋보인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묘미는 과거로 돌아가 같은 시간을 반복하는 '타임워프'를 다뤘다는 점이다. 빌 케이즈가 특정 시간대에 갇혀 죽음을 반복하는 장면은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 관객들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영화에 몰입했다. 냐약했던 주인공이 타임워프를 통해 강인한 전사로 성장해가는 모습도 흥미진진하다.
관객들은 "'믿고 보는 배우' 톰 아저씨의 귀환", "박진감 넘치면서 색다른 액션 영화", "잘 만든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라며 긍정적인 평을 내놨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는 개봉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이에 반해 한국 영화의 성적은 초라하다. 지난 4월과 5월에 개봉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등 할리우드 대작들의 잇따른 공습에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놓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엣지 오브 투모로우'와 같은 날 개봉한 '우는 남자'는 관객 58만8087명(18일 기준)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이 영화는 2010년 '아저씨' 열풍을 일으켰던 '아저씨' 이정범 감독의 신작이자 배우 장동건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할리우드 대작의 벽에 막히며 흥행에 실패했다.
장진 감독과 차승원이 6년 만에 재회한 작품인 '하이힐'도 마찬가지. 이 영화는 관객 수 32만604명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두 영화는 국내 대표 배급사인 CJ 롯데엔터테인먼트 등이 배급했음에도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 밀리고 있다. '스타 마케팅'도 이제는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다.
이민기-이태임 베드신으로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영화 '황제를 위하여'도 37만1897명을 동원,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그나마 지난달 개봉한 '끝까지 간다'가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 같은 한국 영화의 부진은 올 상반기에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18일까지 올해 한국 영화를 본 관객은 4033만1162명(점유율 44.7%)으로 집계됐으며 할리우드 영화를 본 관객은 4536만6183명(점유율 50.3%)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한국 영화(5363만3637명·58.5%)가 할리우드 영화(3400만5769명·37.1%)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한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특히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와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군도: 민란의 시대', '명량', '해적' 등 올 여름 개봉할 한국 영화 기대작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