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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둥지', 아슬아슬 막장과 파격 사이


입력 2014.06.27 09:26 수정 2014.06.29 01:23        부수정 기자

대리모·복수 소재…방송 전부터 화제

개연성 없는 이야기로 시청자 비난 봇물

지난 3일 첫 방송된 '뻐꾸기 둥지'는 시청률 15.3%(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산뜻한 출발을 했다. 이후 1주일 만에 시청률 15.6%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 KBS

'막드'(막장 드라마)의 여신 장서희 효과일까. KBS2 일일극 '뻐꾸기 둥지'가 안정적인 시청률로 순항 중이다.

'천상 여자' 후속으로 지난 3일 첫 방송된 '뻐꾸기 둥지'는 시청률 15.3%(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산뜻한 출발을 했다. 이는 전작이 기록한 첫 방송 시청률 14.2%보다 높은 수치. 이후 1주일 만에 시청률 15.6%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복수의 아이콘' 장서희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뻐꾸기 둥지'는 KBS2 '루비반지'를 기획, 집필한 곽기원 PD와 황순영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루비반지'는 교통사고로 얼굴이 뒤바뀐 자매의 치정극으로 막장이라는 비난에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에는 오빠의 죽음과 연관된 여자(백연희)의 대리모가 된 한 여자(이화영)의 처절한 복수극이다. 장서희는 자궁경부암을 진단 받고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백연희로 분한다. 백연희는 시댁의 요구로 대리모 출산을 선택하고 이후 예상치 못한 일에 휩싸이면서 가족과 아이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전작에서 복수를 가하는 입장이었던 장서희는 이번 작품에서 '복수의 화신'에 맞선다.

'뻐꾸기 둥지'는 대리모, 복수, 시월드, 불륜 등 막장 코드를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방송 전부터 막장 드라마라는 우려를 안고 출발했고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첫 방송에서는 아버지 때문에 남자친구를 잃은 연희(장서희)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후 폭풍전개가 펼쳐지더니 연희는 다른 남자 정병국(황동주)과 결혼한다. 아버지 백철(임채무)의 손을 잡고 식장에 들어선 연희는 갑자기 하혈하며 쓰러지고 끝내 자궁적출 수술을 받는다. 아이를 낳을 수 없는 몸이 된 것.

이후 전개는 연희의 죽은 남자친구의 여동생 화영(이채영)의 '복수혈전'으로 흐른다. 오빠가 연희 때문에 죽었고 자신의 전 남자친구가 연희의 남편이라는 이유에서다.

우연히 연희를 만난 화영은 대리모가 돼 복수하기로 결심, 연희의 난자와 자신의 난자를 바꿔치기해 아기를 낳는다. 이쯤 되면 파격을 넘어선, '막장'이다.

지난 3일 첫 방송된 '뻐꾸기 둥지'는 시청률 15.3%(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 산뜻한 출발을 했다. 이후 1주일 만에 시청률 15.6%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_방송 캡처

'복수의 아이콘'이 된 화영은 연희의 남자들을 유혹하기 시작한다. 첫 번째 타깃은 연희의 남편이자 전 남자친구인 병국. 자신이 사귄 여자도 못 알아보는 병국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말도 안 된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화영은 병국과 하룻밤을 보내고 그를 유혹하는 데 성공한다. 두 번째 타깃은 다름 아닌 연희의 아버지 백철(임채무). 자신의 오빠를 죽인 집안을 몰락시키기 위해 택한 사람이었다.

시어머니 또한 막장 캐릭터다. 아기를 낳지 못하는 며느리에게 이혼을 요구하는가 하면, 남편의 외박문제를 걱정하는 며느리를 철저히 외면하며 독한 시월드를 선보인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가족들과 함께 보기에는 너무 민망한 내용", "억지설정 때문에 막장 드라마라는 생각이 든다", "불량 식품 같은 드라마"라며 부정적인 반응이 줄을 이었다. 그나마 "빠른 전개로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장서희라는 배우를 믿는다", "시월드나 가족 이야기 등은 공감이 간다"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보통 100회를 방영하는 일일극의 상황에서 '뻐꾸기 둥지'가 그려야 할 이야기는 많다. 초반 빠른 전개는 나름대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복수의 아이콘'에 맞서는 장서희의 활약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장서희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달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장서희는 "이제는 '막장'이 드라마의 한 장르가 된 것 같다"며 "'복수'가 아니라 '모성애'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라고 강조했다. 이어 "'낳은 정'과 '기른 정'의 이야기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아, 저거였구나' 할만한 반전이 있다. 드라마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건 가족의 화합과 모성애"라고 설명했다.

시청률이 확보된 상태에서 이제 남은 건 '자극'이 아닌 '공감'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막장 코드를 안고 출발한 '뻐꾸기 둥지'를 장서희가 설득력 있게 그려낼지가 관건이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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