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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투고타저 시대’ 류현진 7이닝 3실점 호투일까


입력 2014.06.28 17:19 수정 2014.06.28 17:21        데일리안 스포츠 = 김홍석 객원기자

내셔널리그 승리투수 평균자책점 1.79

올 시즌 QS 무의미..더 완벽해져야

류현진이 7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4패(9승)을 기록했다. ⓒ 연합뉴스

류현진(27·LA 다저스)이 시즌 10승 도전에 실패했다.

28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한 류현진은 7이닝 9피안타(1홈런) 1볼넷 7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가 1-3으로 패하면서 류현진은 10승이 아닌 4패째를 떠안아야 했다.

평소보다 많은 삼진을 솎아냈지만, 소화한 이닝 수보다 많은 안타를 맞으면서 3점을 내주고 말았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야수들의 어설픈 수비가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패전은 아쉬움이 남는다.

일부 팬들은 선발투수가 7회까지 3점만 내줬음에도 패전투수가 된 것을 두고 다저스 타자들에게 그 책임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과연 7이닝 3실점이란 결과를 두고 ‘호투’라고 평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22년 만에 가장 극심한 ‘투고타저’ 시즌을 보내고 있다. 현재까지 내셔널리그의 전체 평균자책점은 3.66으로 1992년의 3.5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7이닝 3실점은 평균자책으로 환산하면 3.86이 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이날 류현진의 피칭은 ‘리그 평균 이하’가 되고 만다.

올 시즌 내셔널리그 투수들이 승리를 챙긴 경기에서의 전체 평균자책점은 1.79다. 승-패를 기록하지 못한 투수들의 전체 평균자책점은 3.25였다. 얼핏 보기엔 정말 잘 던진 것 같은 6이닝 2실점, 7이닝 2실점 기록도 승리투수가 되기 위한 충분조건이 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미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는 ‘퀄리티 스타트’라는 항목에 대한 중요도가 크게 떨어져 있다. 박찬호가 한창 전성기를 구가하던 90년대 말이나 2000년대 초반에는 6이닝 3실점도 좋은 피칭에 속했지만, 올해는 선발이 6회까지 3실점하면 패전투수가 되는 경우가 더 많다.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의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은 5.34다. 유례없을 정도로 극심한 ‘타고투저’의 바람이 불어 닥친 결과다. 9개 구단의 전체 팀 타율이 0.291이니 말 다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의 분위기는 정 반대다. 극심한 ‘투고타저’ 열풍이 몰아치고 있으며, 내셔널리그 팀들의 평균 팀 타율은 0.254에 불과하다.

어떤 결과에 대한 평가 역시 상대적일 수밖에 없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선발투수가 7이닝을 3실점으로 막아냈다면 승리투수가 되기에 충분한 호투라 평가할 수 있지만, 올 시즌 내셔널리그에서는 평균 정도의 피칭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류현진을 응원하는 국내의 야구팬들이 경기를 지켜보면서 답답함을 느끼는 다저스의 공격력은 내셔널리그 15개 구단 가운데 당당히 4위를 차지하고 있다. 류현진을 비롯한 다저스 투수들은 상대적으로 든든한 타선의 지원을 얻고 있으며, 그 결과 등판 경기수나 평균자책점에 비해 많은 승수를 기록할 수 있었던 셈이다.

그래도 류현진이 근 한 달 만에 7이닝을 소화했다는 건 의미가 있다. 앞선 5번의 등판은 모두 6이닝만 던진 후 마운드에서 내려왔었다. 선발투수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는 최대한 긴 이닝을 소화해주는 것이다. 평균자책으로 따지면 5이닝 2실점이 7이닝 3실점보다 낮지만, 대부분의 전문가와 팬들은 후자를 훨씬 더 높이 평가한다.

류현진은 올 시즌 15경기에 선발 등판해 89.1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6이닝이 채 되지 않는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선발투수가 아무리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또 많은 승수를 쌓아도 평균 투구이닝이 6이닝 미만이면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지난해에 비해 아쉬운 부분이다.

작년의 류현진은 30번의 선발 등판 중 16경기에서 6.1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이닝을 마치지 못했더라도 7회까지 마운드에 올라 아웃카운트를 하나 이상 잡아낸 경기가 전체의 절반 이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7회 마운드에 오른 것이 15경기 중 5번밖에 되지 않는다.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기에 비록 패했어도 101구로 7이닝을 책임진 이날 경기에 의미를 둘 수 있다. 4일 휴식 후 5일 만에 등판한 경기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인정받는 선발투수로 남기 위해서라도 7이닝 피칭은 계속되어야 한다.

김홍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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