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장성택, 혼외자식 10여명과 함께 처형됐다


입력 2014.07.10 10:32 수정 2014.07.10 10:34        김수정 기자

소식통 "중앙당 간부나 기쁨조 여성과 관계"

"여성편력은 공공연한 사실 숙청 이유는 안돼"

지난 4월 15일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을 맞아 열린 은하수음악회를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왼쪽부터)이 김정은 제1위원장, 최룡해 군총정치국장, 부인이자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 당비서와 함께 관람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고모부 장성택을 처형한 이후 최근까지 약 8000명이 숙청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이들 중 장성택의 숨겨진 자식 10여명 등도 포함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지난해 2월 본보에 장성택 숙청 소식을 최초로 전한 대북소식통은 “현재까지 북한에서 장성택 처형 이후 숙청을 당한 사람들이 8000명에 달한다”며 “이번 숙청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장성택의 혼외자식들과 그 가족들”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장성택은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와 결혼을 했지만 5과 출신의 중앙당 직원이나 기쁨조 여성들 사이에 10여명 이상의 혼외자식을 두고 있는데 이들 모두가 이번에 처형됐다”고 말했다.

“특히 숙청된 여성들 중 한 여성은 중앙당에서도 간부급 인사로 장성택과의 관계에서 16살짜리 아들을 두고 있었다”며 “이번 숙청 과정에서 그 아들과 주변인들까지 모조리 죽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동안 장성택 처형의 원인을 두고 그의 여성편력 여부 논란은 지속돼 왔다. 이는 지난해 12월 9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장성택의 숙청사유로 공개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 보도자료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당시 북한은 “장성택은 여러 여성과 부당한 관계를 갖고 고급식당의 뒷골방에서 술놀이와 먹자판을 벌였다”고 사생활을 문제 삼았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 장성택의 여성편력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면서 “다만, 그것 때문에 장성택이 처형된 결정적인 계기는 아니다. 이미 그는 수년전부터 부마의 지위만 유지할 뿐 실권을 쥐고 있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과거 김정일이 운영하던 비자금을 장성택이 김정은에게 제대로 넘기지 않아 두 사람 사이 갈등이 생겼다고 분석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김정일은 장성택에게 자금관리 업무를 맡긴 적이 결코 없다”고 밝혔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물론 장성택은 부마로서의 위치는 인정받았다. 중앙당 비서도 그 앞에선 허리 굽혀 인사할 정도는 됐다”면서도 “이는 그가 엄청난 권력을 가져서가 아니라 김정일의 여동생인 김경희 당 비서의 남편이기 때문에 예의를 지켜준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소식통은 “그나마 그가 2011년까지 갖은 구설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곁에 머물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아첨실력 덕분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전했다.

즉, 김정일 사망 이후 장성택이 고모부로서 거들먹거리면서 주변세력을 키운 것이 그의 비운의 말로를 재촉한 셈이다. 또한, 그동안 중국 측에서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 승계하는 것에 잇따라 반대 움직임을 보이는 과정에서 김정은이 중국통인 장성택을 견제, 숙청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주장이다. 여기에 장성택이 당초 김정은의 세습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는 일화 등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앞서 소식통은 이번에 장성택과 연루돼 숙청당한 8000명 중에는 장성택의 최측근으로 알려졌다가 처형당한 장수길이 몸담았던 무역회사 54부 사람들이 대거 포함됐다고 전한 바 있다.

그는 앞서 4일 “장성택 숙청이후 생전에 그의 최측근으로 불렸던 장수길이 몸담았던 무역회사 54부 사람들이 거의 처형당하거나 수용소로 끌려갔다. 54부가 거의 전멸했다고 보는 게 맞는 표현”이라고 밝혔다.

장성택을 둘러싸고 이권다툼이 행해졌던 핵심 부서인 54부는 원래 1996년 군 총정치국 산하 ‘승리무역회사’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졌다.

이후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회사였던 ‘매봉총회사’의 핵심 부서를 ‘승리무역회사’가 끌어오면서 북한 내 주요 금광, 탄광, 광산, 어장들의 독점권을 확보해 노동당 38호실 다음으로 가장 많은 외화를 벌어오는 회사가 된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하고 있다.

소식통은 “일각에서는 이들이 사면됐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이들 대부분이 이미 숙청돼 관리소로 보내졌거나 일부는 지방으로 축출된 상태”라면서 “오히려 장성택이 부부장으로 있던 조직지도부 내 행정부는 그 존재가 사라졌을 뿐 행정부 소속 관계자들은 숙청되지 않고 지방으로 파견돼 도당, 분당에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54부가 전멸됨에 따라 북중관계가 더욱 경색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면서 “대외적으로는 북한이 잇따른 군사도발을 감행하면서 중국 정부가 대북제재를 시행하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은 54부를 포함해 조선광성무역회사 등 북한의 무역회사들로부터 돈을 받지 못하는 국경지대 중국 무역기관들이 반발하는 탓에 대북제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과거 54부, 조선광성무역회사 등 북한 무역회사들은 주로 중국에서 물품을 거래해오면서 중국 측으로부터 미리 거액의 돈도 대출받은 사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북한 당국이 장성택 숙청 이후 그가 깊숙이 관여했던 해당 무역회사들을 모조리 말살하거나 관계자들을 숙청함에 따라 중국의 거래상들이 북측에 빌려준 돈을 받을 수 없게 되면서 현재 북중관계가 경색되는데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김수정 기자 (hohokim@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수정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