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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휴식=호투’ 류현진…로테이션 조정 헛된 바람?


입력 2014.07.22 12:06 수정 2014.07.23 09:3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후반기 첫 등판 피츠버그전서 시즌 11승 달성

호투 공식인 장기 휴식 체제 이뤄지기 쉽지 않아

류현진에게 장기간 휴식 후 등판은 곧 호투를 의미한다. ⓒ 연합뉴스

류현진(27·LA 다저스)에게 장기간 휴식은 역시나 보약이었다.

류현진은 22일(한국시각), PNC 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피츠버그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 시즌 11승째를 낚았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3.65에서 3.44로 낮아졌고, 후반기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해 지난 시즌 기록한 개인 최다승(14승) 돌파는 물론 특급 투수의 바로미터와도 같은 15승 고지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경기 내내 특별한 위기는 없었다. 1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처리한 류현진은 2회 닐 워커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후속 타자를 삼진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옥에 티는 유일한 실점이 있던 4회였다. 류현진은 2사 1루 상황에서 볼넷과 연속 안타를 허용해 2점을 내주고 말았다. 급격히 흔들리는 바람에 허니컷 투수 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상태를 살폈고, 이내 안정감을 찾은 류현진은 마이클 마르티네즈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만약 4회 실점만 없었다면 완봉까지 갈 수 있는 분위기였다. 류현진은 7회까지 마친 상황에서 투구 수가 98개에 불과했고,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는 듯 보였지만 돈 매팅리 감독은 투수 교체를 지시했다.

한 가지 확실해진 점은 충분한 휴식이 제공될 경우 류현진의 호투가 이어진다는 공식이다. 류현진은 10승째를 따냈던 지난 14일 이후 올스타 휴식기를 가진 뒤 8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실제로 류현진은 올 시즌 6일 이상 쉰 4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0.72를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도 0.184에 불과해 특급 에이스라 해도 손색이 없다. 반면, 5인 로테이션이 휴식일 없이 가동되는 4일 휴식 후 등판에서는 4승 4패 평균자책점 4.32로 다소 부진하다. 5일 휴식일을 갖는 6일만의 등판에서도 3승 1패 평균자책점 4.22로 큰 힘을 내지 못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느라 체력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을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

1년 동안 162경기를 치러야하는 메이저리그는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유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주 월요일 일정이 없는 한국과 달리 20일 넘게 경기가 이어지기도 하며 만만치 않은 이동거리 역시 애로 사항 중 하나다.

마이너리그를 거친 선수라면 이 같은 일정을 소화하는데 익숙하지만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류현진 등 동양인 투수에게는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류현진뿐만 아니라 텍사스 에이스 다르빗슈 유도 선발 로테이션을 손 볼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 부분이다. 최근 부상한 다나카 마사히로도 빡빡한 스케줄에 이은 혹사가 이유였다.

류현진 입장에서 가장 좋은 그림은 역시나 6인 선발 로테이션이다. 6명의 선발이 나설 경우 휴식일이 없는 가운데서도 5일 휴식일을 보장받을 수 있어 체력 관리에 훨씬 용이해질 수 있다. 게다가 선수층이 두터운 다저스는 채드 빌링슬리가 부상에서 돌아온다면 커쇼-그레인키-류현진-베넷-하렌에 이어 6인 선발 로테이션을 구축할 전력이 된다.

물론 이 시나리오는 언감생심일 뿐이다. 만약 6인 선발 로테이션을 도입한다면 기존 선수들의 등판 일정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선발 투수가 1명 더 늘어난다는 의미는 그만큼 등판 횟수가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개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면 32~33경기의 등판을 갖지만, 6인 선발 로테이션이 된다면 27경기 정도로 줄어든다. 이는 사이영상은 물론 다승 등 개인 기록에도 불리함으로 작용할 수 있다.

류현진에게만 따로 휴식일을 제공하기도 애매하다. 류현진의 뒤를 이어 등판할 선수들의 일정도 모두 꼬여버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류현진의 빈자리를 메울 임시 선발을 따로 두는 것도 25명에 불과한 로스터를 감안한다면 헛된 바람에 불과하다.

결국 류현진 스스로 체력을 길러나가거나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것이 불펜 피칭이다. 류현진은 지난해 다저스에 입단했을 때부터 여느 선수와 달리 불펜 피칭을 소화하지 않고 있다. 잠깐의 논란이 있었지만 이내 좋은 성적을 보여주자 류현진의 주장에 힘이 실렸다. 시즌 막바지로 갈수록 점점 힘에 부치게 될 메이저리그서 체력 관리는 류현진이 심혈을 기울여야 할 부분으로 꼽히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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