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철' 코레일, 상황별 '복구출동' 매뉴얼에 없었다
<단독>매뉴얼에 정해진 시간내 복구훈련은 전무
상황별·선로별 안전사고대응시스템 구축 시급
최근 잇따른 열차사고로 인해 '사고철', '고장철'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는 코레일 열차가 사고 발생시 구원열차 출동시각 등 열차 정상 운행을 위한 '복구시각 매뉴얼'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복구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한 구원훈련 횟수 역시 미비해 사고 때마다 열차 운행이 지연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등 보다 체계적인 안전사고 대응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7일 국토교통부와 코레일 등에 따르면 코레일은 사고 발생시 상황전파와 보고, 초기 대응 및 후속조치 등 체계화된 '위기 대응 매뉴얼'에 따라 대처한다.
데일리안이 코레일의 '위기대응 매뉴얼'을 단독으로 입수해 검토한 결과, 모두 200쪽 분량으로 열차탈선, 화재, 고장 등 각 사고 유형에 따른 실무진들의 대응 방법이 세세하게 기록돼 있지만 '본선 개통'을 위한 표준화된 대응 시각이나 가이드라인은 허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발생 직후 고장 열차를 견인하기 위한 '구원열차'가 '몇분 내 출동한다' 등의 시각이없고, 열차충돌·탈선·화재·폭발 등 사고 유형에 따른 '최소한의 복구 예정 시각' 등도 가이드라인에 없다.
이 때문에 한번 사고가 났다하면 복구시간은 천차만별이다. 짧게는 수십분에서 길게는 몇시간 동안 열차 운행이 중단돼 그 피해는 승객들이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다.
실제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역에서 출발해 이촌역으로 가던 중앙선 열차가 제동장치 고장으로 멈춰섰다. 1시간 30분이나 걸려 열차를 구원해 300여명의 시민들은 그 시간동안 열차 안에 갇히는 고초를 겪었다.
앞서 23일 여수에서 출발해 서울로 가던 KTX와 새마을호 열차가 논산역 부근에서 전원 공급 이상으로 멈춰서 승객들은 2시간 가량 기다린 후에나 다른 열차로 옮겨탈 수 있었다. 이 사고로 후속열차들은 최고 3시간 가까이 줄줄이 지연 운행됐다.
각 역사의 선로별 구원열차 출동 및 복구 훈련이 평소 충분했다면 승객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었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열차 자체 결함 외 위기 사항도 복구 능력은 떨어졌다. 지난달 30일 서울 구로역 지상 승무원 화장실에서 난 화재로 배전반이 손상돼 신호기 오류 발생, 이를 복구하는데에만 2시간이 소요됐다. 결국 2시간 동안 열차 지연이 속출했다.
지난 4월에는 서울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과 삼각지역 사이에서 열차가 탈선, 5시간 동안 열차 운행이 중단돼 이용객들은 일대혼란을 겪어야 했다.
이에대해 코레일 측은 "사고 발생시 관제센터에서 사고지역과 제일 가까이 있는 열차나 복구 장비 등을 파악해 투입하기 때문에 구원열차 등의 출동 시각을 표준화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코레일 측은 "사고 유형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원인에 따라 조치 및 복구에 들어간다"며 "시각을 정하기보다 최대한 안전, 신속에 주안을 두고 복구한다"고 말했다.
사고 상황에 따라 대처하기 때문에 표준화된 시각을 만들기 어렵다는 코레일의 설명은 일리는 있지만 한편으로는 '열차 지연 운행'에 따른 책임 회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먼저 선로의 특수성이다. 열차의 선로는 도로와 같이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각 열차별 운행 시간 및 상황을 분석해 선로별 구원열차 출동 시간 등을 어느정도 객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정수 동양대학교 철도운전제어학과 교수는 "도심 철도 고장의 경우 대기선에서 대기하는 열차, 뒤따라오는 후속열차 또는 선행열차, 차량기지에서 투입하는 열차 등 다각적인 구원방법을 통해 최소한의 '복구 시각'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사고 복구에 따른 표준화된 시각이 있어야 그에 맞는 훈련과 교육이 이뤄지고, 복구 대응 능력이 향샹돼야 실제 사고시 복구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코레일은 상하반기 나눠 대규모 구원훈련을 실시하지만 정해진 시간 내에 복구를 완수하는 훈련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단지 '철도사고 등의 보고에 관한 지침'에 따라 고속열차나 전동열차는 10분, 일반 여객열차는 20분, 화물열차 및 기타열차는 40분 이상 지연되면 사고로 잡히기 때문에 지연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교육에만 그치고 있다.
박 교수는 "열차충돌, 탈선, 화재, 폭발 등의 사고 유형과 고속열차, 전동차, 화물차 등의 열차 종류별로 대응 조치를 분류화시키고 그에 맞는 사고 대비 모의훈련을 거친다면 지금보다 복구 시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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