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 뒤 부실’ LA 다저스, 최후의 승자될까
포수 들어서는 8번 타순 성적 너무 저조해
윌슨 부진, 필승조도 마무리 포함 2명 불과
류현진(27) 소속팀 LA 다저스의 2014시즌 간절한 바람은 월드시리즈 우승이다.
1988년 이후 지난해까지 25년 동안 우승과 거리가 멀었던 다저스는 지난해 이어 올 시즌에도 무시무시한 투자를 감행하며 우승 의지를 불태웠다.
현재까지 NL 서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다저스는 이변이 없는 한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다저스가 ‘가을잔치에서도 경쟁력 있는 팀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투타에 걸쳐 심각한 약점을 하나씩 안고 있어 이 논란은 그치지 않는다.
쉬어가는 8~9번 타순
올 시즌 다저스의 공격은 연결이 매끄럽지 못하고 자주 맥이 끊긴다. 가장 큰 원인은 결정적인 찬스에서 해결사 역할을 하는 타자가 부족하기 때문이지만, 그보다 8번 타순의 구멍이 더 큰 문제다.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내셔널리그 제도 특성상 9번 타순이 상대 투수들에게 ‘쉬어가는 타순’처럼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저스는 비교적 타격이 좋은 투수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래도 투수진 전체 타율은 0.157에 불과하다. 리그 평균(0.121)보다는 월등히 높지만 상대 투수에게 큰 위협을 가할 정도는 아니다.
문제는 다저스 포수들의 성적이다. 올 시즌 다저스 포수들은 0.186의 빈약한 타율과 5홈런 32타점으로 저조하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던 주전 포수 A.J. 엘리스가 올해는 현재까지 1할대 후반 타율로 1홈런에 그치고 있다. 다른 포수들도 타격에서 이렇다 할 활약이 없다.
내셔널리그 각 팀들이 포수 포지션에서 기록 중인 평균 성적은 12홈런 55타점 타율 0.250이다. 이와 비교했을 때 다저스 포수들의 성적은 절망적인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포수가 주로 배치되는 8번 타순에서의 기록(타율 0.198)도 매우 저조하다. 상대 투수들 입장에선 쉬어가는 타순이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다.
다저스의 팀 타율(0.259)은 리그에서 두 번째로 높고, 실제로 1~7번 타순은 다른 어떤 팀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1~7번 타순에서 모두 리그 평균 이상의 타율과 OPS를 기록 중인 팀은 다저스가 유일하다. 하지만 그들이 만든 찬스가 8~9번 타순을 거치면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은 포스트시즌이 되어서도 고민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2명뿐인 필승조, 우완 셋업맨 부재
한국의 야구팬들은 셋업맨 브라이언 윌슨(1승 3패 18홀드 5.26)이 등판할 때마다 불안함을 느낀다. 실제로 윌슨의 올 시즌 평균자책점은 5.26으로 10이닝 이상 소화한 다저스 투수들 가운데 가장 나쁘다. 하지만 그 윌슨이 필승조로 기용되고 있는 것이 현재 다저스의 상황이다.
현재 다저스는 잭 그레인키의 이닝 소화 능력이 예년만 못하고, 류현진과 댄 하렌, 조시 베켓 등은 경기당 평균 6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이닝이터라 불릴만한 투수는 커쇼 한 명뿐이다. 따라서 그만큼 불펜의 역할이 중요한데 7회를 믿고 맡길 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마무리 켄리 젠슨(2승 3패 34세이브 평균자책점 2.86)은 올 시즌에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작년만큼의 압도적인 투구는 아니지만 2점대 평균자책점으로 90%에 육박하는 세이브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문제는 셋업맨이다. 특히, 오른손 필승조가 없다는 점이다.
현재 다저스 불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는 J.P 하웰(3승 3패 23홀드 평균자책점 1.34)이다. 올 시즌 현재까지 단 하나의 블론세이브도 범하지 않으면서 팀의 ‘믿을맨’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하지만 하웰은 좌완투수다. 1이닝을 책임지는 역할보다는 상대의 핵심 좌타자를 처리하는 역할로 기용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7회든 8회든 1이닝을 확실히 막아줄 오른손 셋업맨이 절실하다. 윌슨이 있지만 그 역할을 못하고 있다. 크리스 페레즈(3패 6홀드 5.03)가 곧 복귀할 예정이지만, 그 역시 올 시즌 성적은 미덥지 못하다.
뒤가 부실한 팀은 월드시리즈에서 최후의 승자가 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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