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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지금은 누가 더 따듯한가의 경쟁이다


입력 2014.08.25 12:47 수정 2014.08.25 15:30        조성완 기자

<기자수첩>원칙은 유지하되 유가족들에게 진정성 보여줘야

세월호 참사 100일을 2시간여 앞둔 지난 7월 23일 저녁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주최로 열린 '100일의 기다림' 문화제에서 한 참석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2일 오후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김무성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특강을 듣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2일부터 1박2일간 진행된 새누리당 의원 연찬회에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당 대표가 직접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만나야 한다는 의원들의 주장이 연이어 쏟아졌다. 세월호 특별법으로 사실상 기능이 정지된 국회를 더 이상 두고 볼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정병국 의원은 23일 자유토론에서 발언자로 나서 “왜 유가족들이 국회까지 와서 농성하게 됐는가. 우리가 유가족들을 직접 설득하고 신뢰를 구하지 못했던 점을 반성한다”며 유가족들을 직접 만나서 대화할 것을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유가족들에게 따뜻함을 보여주지 못했다(황영철 의원)”, “몇 %가 지지하는 게 중요치 않다. 살려달라는 부모 말을 들어줘야 한다(정미경 의원)” 등의 목소리가 쏟아졌고, 김 대표도 “유족들을 만나겠다. 언제든지 만나겠다”고 화답했다.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서 전권을 위임받은 이완구 원내대표도 “유가족들의 마음을 살피고 야당 입장을 고려하며 최선을 다하겠다”며 “원칙적 입장 지키되 유연하게 유가족 말씀에 귀 기울이면서 다시 전향적으로 접근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안이 ‘단원고 학생 피해자 유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혀 사실상 무산된 이후 여야는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양보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선까지 양보했다며 “재재협상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유가족들과의 소통창구를 자처했던 새정치연합은 수차례 설득에 나섰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번번이 빈손으로 돌아섰다.

세월호 특별법은 단순히 여야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의 문제이고,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다. 이는 새누리당이 야당을 향해 세월호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할 때 항상 내세웠던 주장이다. 그렇다면 “집권여당으로서 언제든지 양보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자세에 따라 이제는 새누리당이 야당보다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원칙을 흔들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소통을 위한 행보에 더 적극성을 띠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광화문을 직접 방문해 유가족들과 만나기로 했다는 점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소통에 나서는 것 자체가 새누리당의 입장이 전향적으로 바뀌었다는 것만으로도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다.

이제 남은 것은 진정성이다. 새누리당이 진정 집권여당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고자 한다면 유가족들에게 좀 더 다가서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 유족들과의 대화는 야당이 할 일이라며 뒷짐을 진 채 물러서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정말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다. 야당과의 협상에서 한발 물러섰다면 유가족들과의 소통에서는 한발 먼저 다가서는 모습이 필요하다.

조성완 기자 (csw4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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