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관 배신에 의한 국회의원 잔혹사…원인은?
예전에 비해 약해진 연대의식에서 비롯된다는 분석
일부 경우일 뿐 전체적으로 그렇지 않다는 반론도
최근 들어 국회의원 보좌관이 자신이 보필하던 의원의 비리를 폭로해 해당 의원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를 두고 보좌관 사이에서는 예전만큼 보좌관과 의원이 끝까지 함께 간다는 연대 의식이 많이 사라지며 자연스레 생기는 문제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모 의원실의 한 보좌관은 4일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예전에 비해 보좌관과 의원 사이의 연대의식이 많이 약해졌다”며 “정책 방향이 맞지 않으면 다른 의원실로 옮기고 그 과정에서 감정이 상하는 일이 생기면 이젠 남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배신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9대 국회에서는 위와 비슷한 사례가 종종 나타나며 더 이상 국회의원과 보좌관은 한 배를 탄 동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최근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의 한 보좌관은 자신의 급여가 아예 지급되지 않거나 당초 받기로 한 금액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받았다고 모 언론사에 폭로했다.
또한 박 의원의 전 비서인 장모 씨 역시 박 의원이 자신에게 비서직을 주는 대신 급여의 일부를 달라고 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결국 박 의원은 지난달 21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향했고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전직 보좌관의 ‘배신’으로 어려움에 처했다. 신 의원의 전직 보좌관이 지난해 9월에 열린 출판기념회의 장부를 갖고 있다 검찰의 압수수색에 발각된 것.
신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직 보좌관에게 의원면직 당시 장부를 가져올 것을 지시했으나 본인이 이를 임의로 파기했다고 대답했다”며 “그러나 전직 보좌관은 장부를 파기하지 않았고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 본인 자의에 의해 검찰에 증거로 제출됐다”고 밝혔다.
이는 신 의원에게 무언가의 일로 인해 앙심을 품게 된 보좌관이 복수를 하기 위해 검찰수사에 협조를 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예전에 비해 의원에 대한 충성도가 많이 약해진 것 사실”
이를 두고 익명을 요구한 모 보좌관은 “보좌관이 예전에 비해서 의원에 대한 충성도가 많이 약해진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예전에는 한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일을 시작해 옮기지 않고 보좌관의 자리에 오르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인턴을 했다가 다른 의원실로 옮겨 가는 경우가 특히 젊은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흔한 일이 되버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예전처럼 ‘여기 아니면 안 된다’ 이런 게 아니니까 불합리한 면에 대해 참는 게 많이 적어졌다”면서 “기본적으로 연대의식이 희석되니까 서로 허물을 덮어주고 이런 것들이 없이 서로 감시하고 감독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박상은, 신학용 의원 관련 사건을 두고 “모든 사정을 알지는 못하지만 (해당 보좌관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이어 “예전 같으면 의리라면서 덮었을 수도 있는데 요즘은 (덮는 건) 아닌 것 같고 참을 만하면 참았을 텐데 못 참은 건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의원의 잘못된 행동일 뿐 대부분의 의원은 법규 잘 준수”
다만 일각에서는 보좌관들의 배신행위를 두고 일부 보좌관들의 경우일 뿐 모든 보좌관이 그렇게 행동하는 것은 아니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는 특정 의원의 잘못된 행태로 인해 생기는 소수의 문제이며, 대다수의 의원과 보좌관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을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의원들은 법규를 잘 준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익명의 보좌관은 “실제로 보좌관과 의원의 관계는 충성도가 높은 관계가 대부분이지만 보좌관이 배신하는 경우는 일부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직 보좌관으로서 최근 일들로 인해 모든 보좌관이 국민들에게 의원을 배신하는 대상으로 비춰지는 것이 안타깝다”며 “대다수의 국회의원들은 정치 관련 법령을 잘 준수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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