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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체크카드 풀어준다더니...여전히 신용카드만


입력 2014.09.16 12:25 수정 2014.09.16 14:41        윤정선 기자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가점 폭 손보지 않아…허점투성 개선책 비판

6배 높은 가점 적용받기 위해선 자른 신용카드 다시 발급받아야

금융감독원은 16일 체크카드 사용자가 신용카드에 비해 신용평가에 불리하다는 지적을 해속하기 위해 '체크카드·현금서비스 이용 관련 개인신용평가 합리적 개선책'을 발표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올해 안으로 신용카드가 아닌 체크카드를 사용했다는 이유만으로 신용등급에서 불이익을 받게 돼 있던 평가기준이 개선된다. 하지만 개선책을 두고 벌써부터 허점투성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히 개선책에 체크카드와 신용카드의 가점 폭을 현행 6배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체크카드 이용자가 신용등급상 불이익을 떠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안으로 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나이스평가정보는 전산개발과 전산테스트가 끝나는 대로 새로운 신용평가 기준을 적용할 계획이다.

현행 신용평가 기준을 보면 주로 사용하는 카드가 신용카드인 사람이 체크카드로 바꿨을 때 신용등급이 떨어지게 돼 있다. 이는 체크카드 사용자가 연체할 가능성이 신용카드 사용자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체크카드 사용자의 불량률이 신용카드보다 높은 이유는 간단하다. 신용카드는 엄격한 심사를 통해 발급하는 반면 체크카드는 사실상 누구나 발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체크카드 사용자의 불량률은 4.84%로 신용카드 2.07%보다 두 배 높다.

하지만 신용카드 사용으로 신용등급에 반영되는 가점은 체크카드보다 6배 높다. 불량률은 2배정도 차이를 보였지만, 가점에는 6배나 차이를 둔 것이다. 이 때문에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가점 폭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결과적으로 소득공제를 받거나 자신의 예금 한도 안에서 경제적 소비를 위해 체크카드만 사용한 사람이 신용카드 사용자보다 신용평가에서 불이익을 받아왔다. 연간 291만명이 이 같은 평가기준으로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등 불이익을 당했다.

문제는 금감원과 신용평가사가 내놓은 개선책에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가점 폭을 낮추는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는 점이다.

다만 체크카드만 사용하더라도 과거 3년 안에 신용카드 실적이 있다면, 신용카드 사용자와 같은 가점을 주기로 했다.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함께 이용하는 사용자만 고려한 정책이다.

허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신용카드를 사실상 사용하지 않더라도 단돈 1000원이라도 신용결제를 했다면 그날을 기준으로 향후 3년간 체크카드 이용에 있어 신용카드 가점을 적용받는다. 반대로 오로지 체크카드만 꾸준히 잘 사용한 사람은 신용카드 이용자보다 6배 낮은 가점을 받는다.

결국, 높은 가점을 받기 위해선 3년 전 자른 신용카드를 다시 발급받아야 하는 일도 생길 수 있어 보인다. 허점투성이 대책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이론적으로 보면 이번 개선책에 허점이 있는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신용평가라는 것 자체가 돈을 빌리고 얼마나 잘 갚았느냐에 초점이 맞춰 있기 때문에 체크카드 가점을 높이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어 "정책적으로 체크카드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보니 이번 개선책도 나오게 된 것"이라며 "시대에 맞게 평가기준을 지속해서 손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개선책은 오로지 과거 신용카드를 사용하다 체크카드로 전환한 사람을 위한 것"이라고 총평했다.

그러면서 "결국 신용등급을 높이기 위해 과거에 자른 신용카드를 다시 발급받는 일도 생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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