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발톱 감춘 대만, 퍼펙트 골드 관건은 좌완


입력 2014.09.28 09:17 수정 2014.09.28 09:20        데일리안 스포츠 = 이일동 객원기자

예선에선 콜드게임승, 총력전 펼치는 결승은 달라

한국 김광현·양현종-대만 천관위 컨디션 승부 열쇠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예선과 달리 중국전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 삼성 라이온즈

예선 3경기 모두 콜드게임 행진을 이어온 야구 대표팀이 오랜 만에 긴장감 있는 준결승전을 치렀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7일 오후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준결승전에서 중국을 맞아 고전 끝에 7-2로 승리했다. 큰 점수 차로 승리하긴 했지만, 양 팀의 전력을 감안할 때 정규 이닝을 모두 마쳤다는 점은 중국이 그만큼 선전했다는 뜻이다.

중국은 예선에서 느슨한 경기를 펼친 것과 달리 총력전을 펼치며 초반 접전을 이어갔다. 한국의 손쉬운 콜드게임으로 끝날 거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재학(NC)를 선발로 내세운 대표팀은 경기 초반 중국 대표팀의 집중력 높은 타격에 막혀 2-2 동점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1-0으로 앞선 3회초 취샤오에게 허용한 동점 적시타는 이번 대회 첫 실점이었다.


안 풀리던 중국전 ‘잔야구’로 돌파

한국은 3회말 강정호의 솔로포로 다시 2-1 리드를 잡았지만 바로 이어진 4회초 양슌이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 2-2 동점상황을 연출하는 등 긴박한 초반 승부를 펼쳐야 했다. 팽팽한 살얼음판 승부가 한국 쪽으로 기울게 된 계기는 힘이 아닌 스몰볼이었다.

5회 중전안타로 출루한 박병호의 2루 도루에 이어 나성범 역시 중전 적시타에 이은 2루 도루로 상대 실책을 유도한 게 경기 흐름을 가져온 결정적인 계기였다. 힘에서 안 밀리던 중국은 한국의 기습적인 발야구에 당했다. 4-2로 앞선 6회말 박병호의 극적인 3점포가 터지면서 승부는 완전히 기울었다.

초반 팽팽한 승부를 깬 건 힘을 앞세운 빅볼이 아니라 상대의 허를 파고드는 스몰볼, 소위 잔야구였다. 류중일호는 안 풀리는 경기를 다른 방식으로 풀어나가는 상황 적응력을 보여줬다.


‘발톱 감춘’ 대만의 전력

28일 결승 상대는 예선에서 맞붙어 10-0, 8회 콜드게임 승을 거둔 바 있는 대만이다. 하지만, 결승전에 나설 대만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대만은 준결승전에서 일본을 상대로 10-4 대승을 거두고 예상대로 결승에 선착했다. 난적 일본을 제물삼아 대승을 거두며 상승세에 오른 상태다.

게다가 예선전 콜드게임승 역시 대표팀이 잘한 것도 있지만 대만의 경기 초반 내외야의 연속 수비실책으로 자멸한 점도 없지 않다. 박병호의 빗맞은 좌익수 플라이를 놓친 대만 좌익수 장즈시엔의 결정적인 실책은 대량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문학구장의 낯선 조명타워의 위치와 야간경기의 생소함이 빚어낸 실책이었다. 경기 초반에 자멸했지만 경기 후반 들어 오히려 대만은 오히려 안정감을 찾았다.

또 원래 대만 선발로 예정됐던 장샤오친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인해 급조된 선발 왕야오린의 등판으로 대만의 투수 운용이 삐걱거린 게 컸다. 하지만 대만은 세 번째 투수인 천관위가 등판하면서 달라졌다. 천관위가 4.1이닝 동안 4피안타 5탈삼진으로 한국 타선을 봉쇄하면서 한국은 추가 득점을 얻지 못했다.

이어 나온 러지아런은 최고 구속 157km의 강속구를 뿌려대며 호투를 펼쳤다. 김현수와 손아섭 등 빠른공에 강한 대표팀의 중심타선이 러지아런의 강속구에 제대로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고 물러난 바 있다. 천관위의 반 템포 빠른 투구 타이밍과 정교한 제구에 막혔고 러지아런의 불같은 구속에 배트가 밀렸다. 대만의 숨겨둔 진검은 천관위와 러지아런이었다.

한국과 대만의 결승전은 양 팀 에이스 김광현(왼쪽)과 천관위의 컨디션에 따라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 ⓒ 연합뉴스 /데일리안

한국 퍼펙트 골드 ‘관건은 좌완’

예선전의 대만과 결승전에 맞붙을 대만은 같은 팀으로 보면 큰 코 다칠 가능성이 높다. 대만은 한국전 이후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다. 대만은 홍콩전 7회 콜드게임승(12-0)에 이어 태국전에도 콜드게임승(13-1)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어 준결승 일본전에도 10점을 뽑아내는 막강 화력을 선보이며 3경기 연속 10득점 이상의 공격력을 되찾았다.

게다가 대만은 결승전을 대비해 천관위와 러쥐아런을 아껴뒀다. 또 다른 강속구 투수 장샤오칭 역시 결승전에 언제든 출격 가능한 상황이다. 대만은 후즈웨이 카드 하나만 사용했을 뿐, 에이스 3명을 결승전에 남겨뒀다.

한국 역시 만반의 카드를 모두 사용할 계획이다. 좌타자가 많은 대만을 상대로 우선 에이스 김광현과 양현종이 언제든 등판 가능한 상태다. 게다가 대만전 승리투수인 차우찬과 마무리 봉중근까지, 등판 가능한 좌완 투수기 모두 출격대비 중이다.

준결승전에서 이재학과 이태양으로 8이닝을 소화했으므로 필승조도 그대로다. 한현희만 9회 1이닝을 던진 상태다. 연투 능력이 뛰어난 한현희 역시 중국전엔 언제든 투입가능하다. 우완셋업맨 안지만, 마무리 임창용도 등판 가능하다.

박병호와 강정호의 폭발적인 화력을 앞세운 한국이 천관위와 러지시안의 대만 마운드를 공략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대만 역시 예선에서 당한 0-10 콜드게임패의 치욕을 되갚기 위해 단단히 벼르고 있다. 그야말로 결승전은 한국과 대만이 모든 에이스를 총동원하는 총력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결승까지 승리하면 5전 전승의 퍼펙트 골드를 목에 걸게 된다. 관건은 양 팀 좌완에 달렸다. 한국은 김광현과 양현종, 그리고 대만전 승리투수 차우찬과 봉중근이 승부의 키맨이다. 대만 역시 좌완 천관위의 컨디션이 메달 색깔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금메달을 향한 양 팀의 자존심을 건 승부는 28일 오후 6시 30분 문학구장에서 열린다.

이일동 기자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일동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