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둥가호 실리축구 ‘삼바보다 참사 탈출’
브라질월드컵 미네이랑 참사 후 둥가 감독 다시 지휘봉
아르헨티나까지 꺾고 3연승..화려하지 않지만 확실한 결과
카를로스 둥가 감독이 이끄는 브라질 축구대표팀이 '미네이랑 참사' 이후 연승을 내달리고 있다.
브라질은 11일(한국시각)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 버즈네스트에서 열린 아르헨티나와의 친선전에서 2골 터뜨린 디에구 타르델리 활약 속에 2-0 완승했다. 브라질은 월드컵 이후 열린 세 번의 A매치를 모두 승리로 장식, 미네이랑 참사의 트라우마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브라질은 지난 7월 자국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준결승에서 독일에 1-7 대패, 브라질 축구역사상 최악의 굴욕을 맛봤다. 미네이랑 참사 앞에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야 했고, 브라질 축구협회는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브라질을 이끈 둥가 감독에게 다시 한 번 지휘봉을 맡겼다.
당시 둥가 감독은 2007 코파아메리카, 2009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우승으로 이끄는 등 승승장구했지만 브라질축구 철학에 맞지 않는 실리 축구를 한다는 이유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결국, 2010 남아공월드컵 8강 탈락에 그치자 언론과 팬들에게 집중 포화를 맞으며 쓸쓸하게 물러나야 했다.
하지만 화끈한 공격 축구와 결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엔 역부족이라는 판단이었을까. 브라질 축구협회는 자존심을 버리고 다시 한 번 둥가 감독에게 손길을 내밀었다. 둥가 감독은 당시 재임 기간 42승12무6패로 승률 70%를 기록했다.
현재까지의 행보는 대성공이다. 브라질은 9월 열린 콜롬비아, 에콰도르와의 2연전에서 각각 1-0 승리를 거둔데 이어 월드컵 준우승에 빛나는 아르헨티나마저 격파했다.
둥가 감독의 선택은 역시 실리 축구였다. 내용은 화려하지 않지만 확실하게 승리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아르헨티나는 초반 리오넬 메시, 앙헬 디 마리아를 앞세운 개인 돌파로 브라질을 압도했다. 이에 맞선 브라질은 볼 점유율에서 열세를 보이며 수비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브라질 수비는 견고했다. 중앙 미드필더 루이스 구스타부와 엘리아스의 압박이 벗겨지는 장면을 몇 차례 노출했지만 포백 수비는 적절한 위치를 점한 뒤 라인을 유지하며 공간을 확보했다.
둥가 감독은 4년 전 브라질을 이끌 당시 호비뉴, 카카, 루이스 파비아누의 유기적인 부분 전술로 득점 패턴을 선보인 바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네이마르, 오스카, 디에구 타르델리를 활용한 빠른 역습을 중심으로 아르헨티나 수비를 무너뜨렸다.
공격의 선봉장은 역시 네이마르였다. 전반 31분과 후반 35분 네이마르가 빠른 스피드로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를 엮어냈으며, 후반 2분에는 수비 사이로 킬패스를 공급해 필리피 루이스의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원톱으로 출전한 타르델리는 둥가 감독의 기대에 완전히 부응했다. 타르델리는 전반 27분 환상적인 오른발 발리슛에 이어 후반 19분 헤딩골까지 터뜨려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월드컵에서 프레드, 조의 부진으로 극심한 원톱 부재를 앓은 브라질에게 희망을 안겨준 활약이다.
아르헨티나전 승리는 분명 희망적인 요소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열린 A매치 3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여전히 보완할 점은 많지만 둥가호가 순조로운 행보를 보이는 것만은 분명하다.
3연승에 성공한 브라질은 오는 14일 중립 지역 싱가포르로 건너가 일본과 평가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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