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한화 다이너마이트 뇌관, 결국 김태균?
3할 6푼대 고타율 기록했지만 타점 기여도 낮아
한화 내년 시즌 탈꼴찌하려면 김태균 활약 절실
한화 이글스의 심장 김태균(32)은 언제나 꾸준하다.
지난 2012년 일본에서 돌아오자마자 타율 0.363을 기록하며 타격왕을 거머쥐었고, 지난 시즌에는 부상과 부진이 반복됐음에도 불구하고 3할 타율(0.319)로 “역시 김태균”이라는 말을 자아내게 했다.
올 시즌도 김태균은 변함없다. 117경기에 나와 타율 0.365을 기록, 팀 내 최고 타율은 물론 최다 안타, 최다 홈런 자리를 지키고 있다. 복귀할 당시만 해도 15억원이라는 역대 최고 연봉이 과하다는 평도 있었지만 꾸준함으로 모든 논란을 잠재웠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되짚어 봐도 데뷔 이래 김태균만큼 매년 제몫을 해낸 타자도 드물다. 2001년 20홈런으로 신인왕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김태균은 지독한 2년차 징크스를 겪었지만 한국에서의 12시즌 동안 무려 9번이나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꾸준함은 곧 성적표로 나타났다. 김태균은 현재 통산 타율 0.320을 기록 중인데 이는 장효조(0.331)에 이은 프로야구 통산 타율 역대 2위에 해당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노쇠화로 인해 성적은 떨어지겠지만, 기량을 감안한다면 역대 우타자 타율 1위(2위는 이대호의 0.309)는 그의 몫이 될 가능성이 크다.
언제나 최고 수준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최고의 타자는 누구인가’란 질문과 마주하면 김태균을 떠올리는 야구팬은 그리 많지 않다.
실제로 김태균이 타격 부문 타이틀을 손에 쥔 횟수는 의외로 적은 2번에 불과한데 2008년 홈런왕과 2012년 타격왕이 고작이다. 게다가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지금까지 2회 수상에 그쳤다. 올 시즌도 홈런왕 박병호가 버티고 있어 수상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
특히 김태균은 비율 스탯에 비해 누적 스탯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선수로 통한다. 신장 185cm-체중 110kg의 거대한 몸집을 보고 있노라면 장타를 시원하게 날려줄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30홈런 이상 때려낸 시즌은 두 번뿐이었다. 급기야 복귀한 뒤에는 20홈런 이상도 버거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수많은 야구 기록 가운데 팀 승리에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문이 바로 득점과 타점이다. 야구는 얼마나 많은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가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김태균은 무척 뛰어난 타율에 비해 득점과 타점 모두 신통치 않다. 특히 4번 타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타점 부문에서는 2012년 6위(80개)에 올랐지만, 지난해에는 32위(52개)로 뚝 떨어졌다. 올 시즌도 피에에 이은 팀 내 2위로 전체 성적은 공동 15위(82개)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한화는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인 정근우와 이용규를 영입하며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정근우-이용규와 김태균의 시너지 효과는 크게 일어나지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한화맨인 김태균은 아직까지 우승 경험이 없다. 가을 잔치도 일본 시절을 제외하면 2007년 이후 7년째 발을 디디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늘 자신보다 팀 성적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심지어 MVP 등 개인 수상을 모두 포기하면서라도 얻고 싶은 것이 팀 우승이라 말할 정도다.
한화의 내년 시즌은 4년 연속 최하위 수모를 벗기 위해 대대적인 수술의 칼을 들이밀 가능성이 크다. 김응용 감독의 재계약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사령탑 교체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김태균 본인에게도 내년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무척 중요한 한해가 될 전망이다. 팀 승리에 보다 많은 기여를 해야 할 김태균이 ‘비율왕’이 아닌 ‘누적왕’으로 한화의 반전 계기를 마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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