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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필성 반대’ 대세 거부한 롯데, 팬들마저?


입력 2014.10.27 10:12 수정 2014.10.27 10:1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선수들 뜻 한데 모아 공필성 감독 선임 반대

뜨거운 열정 자랑하는 팬들도 선수들 지지

감독 선임문제로 시끄러운 롯데에 팬들마저 등돌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감독의 임명을 반대하는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27일 스포츠동아는 롯데 선수들이 공필성 코치의 감독 임명을 결사반대하는 뜻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선수들은 롯데 최하진 사장과 면담을 요청, 프런트 라인으로 불리는 공필성 코치, 권두조 코치와 함께 하기 어렵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들을 지지하는 배재후 단장, 이문한 운영부장에 대해서도 책임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감독의 임명 권한은 구단 수뇌부의 고유 영역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수들이 특정 감독의 임명 여부를 놓고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항명의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연봉협상에서의 불이익, 더 나아가 임의탈퇴 등의 극단적인 보복으로까지 번질 수 있는 문제다. 그럼에도 롯데 선수들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뜻을 같이하겠다는 입장이다.

파국으로 치닫는 롯데의 현 상황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롯데는 지난 5월 선수들의 반발로 인해 권두조 수석코치가 물러났다. 이후 김시진 감독이 시즌 막판 사퇴의사를 밝혔고, 함께 롯데 유니폼을 입었던 박흥식, 정민태 코치 등이 모두 물러났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혼잡이 구단 수뇌부와 프런트 간의 알력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롯데는 지금까지 프런트의 목소리가 가장 강한 구단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2000년대말 뚜렷한 성적 상승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의 연봉 재계약 과정에서 소극적으로 임해 팬들의 질타를 받은 경우가 수차례 있었다. 2011년 타격 7관왕을 차지했던 이대호가 연봉조정신청까지 간 경우가 대표적이다.

최근 프로야구는 ‘팬심 야구’라 불릴 정도로 프로스포츠의 근간인 팬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팬심 야구’가 등장하게 된 원인으로는 역시나 구단 측의 불통 때문이다. 몇 년째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한화는 당초 내부인사의 감독 선임이 예상됐으나 팬들의 요구를 수용해 ‘야신’ 김성근 감독을 품는데 성공했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KIA는 지난 3년간 팀을 이끌었던 선동열 감독과 다시 한 번 재계약을 맺었다. 그러자 팬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고, 급기야 안치홍의 임의탈퇴 발언까지 공개되며 더는 버틸 수 없던 선동열 감독이 자진사퇴의사를 밝혔다.

한화와 KIA의 경우는 과정과 목적이 모두 다르지만 팬들에 의해 지각변동이 일어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롯데는 9개 구단 가운데서도 가장 두텁고 열정적인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의 뜨거운 응원 열기는 한때 사직구장을 가득 메워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이라는 수식어를 얻을 정도였다.

롯데의 올 시즌 홈 관중은 830,820명으로 3위를 차지했다. 불과 2년 전 130여만명이 찾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관중 하락은 롯데의 성적 하락과 옆 동네 NC의 1군 진입 등이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지난해 77만명을 기록했을 때부터 위기감이 감돌았지만 구단 측은 서로간의 밥그릇 싸움만 계속하고 있었던 셈이다.

롯데는 암흑기라 불리는 2000년대 초반, 텅빈 사직구장에서 경기를 치른 흑역사를 지니고 있다. 특히 절정이었던 2002년의 평균관중은 고작 1900명에 불과했다. 단결력 하나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롯데팬들의 마음은 이미 선수들의 결정 쪽으로 기울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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