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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은 권리 아닌 특혜, 혈세 낭비되고 있다”


입력 2015.01.15 19:11 수정 2015.01.15 19:18        문대현 기자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 2차 전체회의

"IMF 때 왜 공무원연금 썼나" vs "정당하게 쓴 것" 격돌

15일 오후 국회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 2차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 2차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15일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 2차 전체회의가 열린 가운데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무원연금은 권리가 아닌 특혜”라고 주장했다. 양 교수는 새누리당이 추천한 전문위원이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는 조원진·강기정 공동위원장과 여야가 선정한 12명의 위원이 참여했고 정부 측에서는 이근면 인사혁신처장, 황서종 인사혁신처 인사혁신국장, 최관섭 인사혁신처 성과복지국장 등의 인사가 참석했다.

양 교수는 질의에서 “벌써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지 여러달이 지났다”면서 “개혁이 이미 됐다면 많은 재정을 절약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기회비용이 300억 이상”이라고 밝혔다.

양 교수는 “공무원연금으로 인해 수많은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 공무원연금은 공무원들의 권리가 아닌 특혜”라면서 “공무원들이 직접 낸 부분은 권리가 있을지 몰라도 대부분은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특혜이기에 부정한 부분에서는 회수하는 게 맞다”고 전했다.

양 교수의 이같은 단호한 발언에 함께 있던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과 류영록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 총연맹 위원장, 김성광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공동집행위원장은 서로를 바라보며 황당하다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들은 당초 공무원연금 개혁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온 인물들이다.

그럼에도 양 교수는 계속해서 “이번 개혁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민의 명령에 따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개혁을 저지하는 도덕적 해이가 이번에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하게 발언했다.

그는 또 “이번에 국민대타협기구에 참여하면서 신규 공무원의 입장에서 생각해봤다”면서 “머지않아 고령화로 인해 인구 부양률이 1대1이 되고 저성장으로 인해 국가부채가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재정 부족으로 공무원연금을 충당 못해서 늘어나는 적자분에 대해 어찌할 수 없이 모라토리엄을 선언할지도 모른다”면서 “신규공무원은 실컷 연금을 30년 간 내고 한 푼도 못 받는 것은 아닌지 심각한 우려가 된다”라고 덧붙였다.

"IMF 때 왜 공무원연금을 썼나?" vs "제도에 따라 정당하게 쓴 것"

이어 질의에 나선 김성광 위원장은 지난 1998년 IMF 파동 당시 공무원들의 퇴직 급여를 공무원연금 기금으로 충당한 것을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 처장을 향해 “공무원연금 기금이 1997년부터 조금씩 적자를 기록하다가 갑자기 적자의 폭이 늘어나는데 IMF 당시 공무원 퇴직 급여를 기금으로 충당하는 것에 대해 국민이나 공무원들에게 충분히 납득을 시켰는가”라고 물었다.

김 위원장은 이어 “공무원연금은 공무원이 피 같은 땀과 눈물을 흘리면서 새벽에 나와 자정까지 일하면서 낸 것”이라며 “그것을 제대로 투명하게 당사자에게 운용 현황을 제대로 밝히며 이해를 구하고 갑작스레 IMF가 터져서 쓸 수 밖에 없었다면 국민과 공무원에게 충분한 납득이 필요했는데도 아직까지 그런 원인을 안 밝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류영록 위원장도 “이 처장이 공무원연금 기금을 법적 근거에 따라서 사용했다고 하는데 대량 구조조정이 일어났던 것은 정부에서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따졌다.

그러자 이 처장은 “그것은 제도에서 그렇게 하도록 규정이 돼 있었던 것이라 그것을 공무원들에게 일일이 알려야 하는 당위성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IMF라는 갑작스런 국가적 재난으로 예상치 못한 연금 수요가 있었다”면서“당시에는 보전금 제도가 없었고 급한 곳에 쓰라고 연금을 쌓아놨기에 때문에 정당하게 쓴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1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 2차 전체회의에서 공무원 노조 단체장들이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전문위원, 익숙지 않은 회의 진행 방식에 해프닝 속출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날카로운 질문을 준비한 대타협기구 위원들과 달리 정부 측 인사들의 빈약한 자료 준비로 빈축을 샀다.

여당 측이 추천한 전문위원 중 한 명인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질의 도중 “다른 나라의 민간연금과 공무원연금 제도르 비교하는 자료가 있으면 유용할 것 같다”면서 “자료의 내용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구두로 보고할 때는 간략하게 할 수 있더라도 제공되는 자료는 좀 더 내용이 구체적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강기정 위원장도 “정부 측에서는 관련된 모든 자료를 가리지 않고 우선 책자에 올려둬야 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또, 질의 도중 공무원들과 학자로 구성된 전문위원들의 송곳 같은 질문에 정부 측 인사들은 “아직 확인을 못해봤다”, “다음에 자료를 준비하겠다”, “잘 모르겠다” 등 빈틈있는 모습을 보여 위원들을 황당하게 했다.

반면, 전문위원들은 처음 경험하는 국회 상임위원회식 회의에 낯선 모습을 보여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국회 상임위 회의는 여야 진영을 구분하지 않고 위원들이 차례로 정부 측 증인을 상대로 질의를 이어가는 방식이다.

류 위원장은 발언 도중 공무원연금 개혁을 선두에서 이끄는 김현숙 의원을 향해 “나는 김 의원에게 질문할 것이 있다”며 다소 공격적인 질문을 했다. 김 의원은 국민대타협기구의 위원 중 한 명이다.

그러자 강 위원장은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같은 위원에게 질의하지 마시고 정부 관계자를 향해 질의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고 주변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또한 한 위원은 자신의 발언 도중 제한 시간 7분이 지나 마이크가 꺼지자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강 위원장을 향해 “더 이상 질문을 하면 안되느냐”라고 물었고 강 위원장은 “시간을 조금 더 드릴테니 마저 하시라”고 답변했다.

통상 상임위 회의에서 의원들은 질의시간이 끝나면 “1분만 더 쓰겠다”라고 말하며 발언을 이어가고는 한다.

문대현 기자 (eggod6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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