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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재건' 이번주 성패 윤곽 드러난다


입력 2015.02.23 10:50 수정 2015.02.23 11:21        박영국 기자

23일 금호고속 매매협상 시작

25일 금호산업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장충동 호텔신라에서 열린 중국 대표단 초청 경제인 오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기업인 금호고속과 실질적 지주회사격인 금호산업의 매각이 이번 주 본격화된다.ⓒ연합뉴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모태기업인 금호고속과 실질적 지주회사격인 금호산업의 매각이 이번 주 본격화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박삼구 회장이 이들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느냐에 따라 5년 전 공중분해됐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건 여부도 결정된다.

23일 재계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호고속의 100% 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PEF) 컨소시엄은 이날 금호아시아나그룹에 금호고속 매각가가 담긴 최종 매각 제안서를 제출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다.

IBK펀드는 최종 매각 제안서에서 금호고속의 기업 가치 등을 고려한 매각가격만 써서 보낼 것으로 보인다.

금호고속의 매각가는 지난해 이 회사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의 7~8배 규모인 5000억원 내외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상장사인 만큼 별도의 경영권 프리미엄은 얹지 않는다.

반면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2000억원 수준에 매입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격차가 크다.

금호그룹이 내달 9일까지 IBK펀드가 제시한 금호고속 매각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고 우선매수청구권 행사를 포기하면, IBK펀드는 곧바로 공개 매각이나 수의계약 방식으로 금호고속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만일 공개경쟁에서 IBK펀드가 금호고속을 매각하지 못하면, 그때는 금호그룹이 다시 인수 기회를 얻게 된다.

그동안 ‘판매자’인 IBK펀드와 ‘우선매수권자’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매물’인 금호고속 경영권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해 왔다. IBK펀드 측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신임 대표이사의 경영활동을 방해해 왔다고 주장한 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IBK펀드가 대우건설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분 보전을 위해 금호고속을 고가에 매각하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오는 25일에는 더 큰 매각건이 예정돼 있다. 금호아시아나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의 인수의향서(LOI) 접수가 이날 마감된다.

금호산업은 건설업계 20위권(시공능력평가 기준)의 중견 건설업체에 불과하지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력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30.0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금호산업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지배할 경우 국적 대형 항공사를 보유한다는 점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다른 계열사까지 줄줄이 딸려온다는 점은 더 매력적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부산의 지분 46.00%를 갖고 있고, 금호터미널 지분 100%, 금호사옥 지분 79.90%, 아시아나개발 지분 100%, 아시아나IDT 지분 100% 등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은 박삼구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서는 절대 남에게 내줘서는 안되는 핵심 자산이자, 다른 기업들이 금호산업 인수에 관심을 가질 경우 가장 군침을 흘릴 만한 자산이다.

금호산업 인수 후보 1순위는 박삼구 회장이다. 박 회장은 채권단 보유 주식 중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이 있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들이 제시한 금액을 보고 최고가보다 조금이라도 많은 금액을 써내면 박 회장이 금호산업을 가져갈 수 있다.

문제는 ‘자금력이 뒷받침된다면’이라는 전제가 붙어야 한다는 것이다. 금호산업의 인수 가격은 채권단 지분 가치로만 따져도 5650억원(17일 종가 기준)에 달한다. 여기에 금호산업 경영권과 아시아나항공 및 산하 계열사들의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인수 가격은 조 단위로 뛰어오를 수도 있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다만 박 회장 본인은 금호산업 지분 인수를 통한 그룹 경영 정상화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외부에서 보기에 돈이 없어 보이니까 여러 가지 말들이 나오는데 금호산업 지분 인수에 그룹의 사활이 걸린 만큼 반드시 인수할 것”이라며 “박 회장도 계속해서 대비를 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장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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