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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뮤직]킴브렐의 불편한 초대 'Welcome to the Jungle'


입력 2015.03.07 07:15 수정 2015.03.09 11:49        데일리안 스포츠 = 최영조 객원기자

건즈 앤 로지스 'Welcome to the Jungle'에 맞춰 출격

약육강식 정글과 같은 메이저리그서 강타자들 압도..최강 클로져 성장

2014시즌에도 47세이브를 기록하며 변함없이 애틀랜타의 뒷문을 책임진 킴브렐은 시즌 중 존 스몰츠(154세이브)를 뛰어넘어 애틀랜타의 세이브 프랜차이즈 기록까지 세웠다. ⓒ 데일리안 최영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크레익 킴브렐(27)은 현역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손꼽힌다.

킴브렐이 등장할 때 홈구장 터너 필드에선 건즈 앤 로지스(Guns N' Roses)의 음악 'Welcome to the Jungle'이 울려 퍼진다. 이것이 바로 그가 마운드에 오르기 전부터 이미 타자들에게 큰 위압감을 준다는 '킴브렐 타임'의 서곡이다.

이 곡은 과거 트레버 호프만의 등장음악이던 'AC/DC의 Hells Bells', 존 스몰츠의 음악 'AC/DC의 Thunderstruck', 마리아노 리베라의 곡 '메탈리카의 Enter Sandman'과 같이 정상급 마무리 투수의 계보를 잇는 상징적인 록음악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투구 전 포수로부터 사인을 받을 때 상체를 숙이며 오른팔을 바깥쪽으로 들어올리는 킴브렐의 독특한 포즈와 함께 단연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킴브렐은 애틀랜타가 있는 조지아주 바로 서쪽에 위치한 앨라배마주에서 태어나 자연스럽게 애틀랜타의 팬으로 성장했다. 2007년 33라운드에서 처음으로 애틀랜타 지명을 받았지만 계약하지 않았고, 이듬해인 2008년 다시 애틀랜타의 3라운드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문했다. 어린 시절부터 응원하던 팀에서 뛰게 된 킴브렐은 201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는데 9월 19일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서 본인의 커리어 첫 세이브를 올렸다.

2011시즌 전 출간된 베이스볼 아메리카 'Prospect Handbook'에서 킴브렐은 애틀랜타 유망주 5위로 평가 받았는데 당시 팀내 1위는 훌리오 테헤란, 2위 프레디 프리먼, 3위 랜달 델가도, 4위 마이크 마이너였다. 당시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킴브렐은 빌리 와그너의 우완 투수 버전을 연상시키며 마무리 투수로서의 구위는 물론 자세까지 모두 갖춘 것으로 평가 받았다.

2010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기존의 마무리투수 빌리 와그너를 완벽히 대체하며 킴브렐은 애틀랜타의 새로운 클로저로 자리잡았다. 2011시즌부터 2011시즌 4승3패, 46세이브를 기록해 신인 최다세이브 기록까지 갈아치웠고, 이런 인상적인 활약으로 팀 동료 프리먼을 제치고 2011년 NL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2012시즌 킴브렐은 한층 더 무서운 마무리 투수로 거듭났다. 3승1패 42세이브를 올리면서 더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2011시즌 옥에 티였던 8개의 블론세이브도 2012시즌엔 3개로 줄였다. 무엇보다 평균자책점은 1.01로 2011시즌에 비해 1이상 더 떨어뜨렸다. 또 압도적인 피칭으로 62.2이닝 116명의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9이닝당 삼진 비율은 무려 16.7에 달했다.

그렇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가 된 킴브렐은 2013시즌 잠시 슬럼프를 겪게 된다.

4월 24일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에서 9회 2실점해 첫 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5월 3일엔 메츠와의 홈경기에서는 9회초 데이빗 라이트에게 동점 솔로홈런을 허용해 다시 블론 세이브를 저질렀다.

나흘 뒤 신시내티와의 원정경기에서는 9회말 데빈 메소라코와 추신수에게 각각 동점홈런과 끝내기 홈런을 연거푸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2012시즌 통틀어 3번의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이 기간 5번의 등판에서 3번의 세이브 기회를 날렸고, 5일 동안 3개의 홈런을 맞았다.

하지만 '신시내티의 충격' 바로 이틀 후 킴브렐은 역사상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본인 통산 100세이브를 달성했다(1위는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금세 제자리를 찾으며 다시 순항한 킴브렐이 그 이후 기록한 블론 세이브는 단 한 번에 불과했고, 2013시즌을 결국 50세이브로 마무리했다. 이로써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풀타임 3시즌 40세이브를 기록한 첫 번째 투수가 됐다.

2014시즌에도 47세이브를 기록하며 변함없이 애틀랜타의 뒷문을 책임진 킴브렐은 시즌 중 존 스몰츠(154세이브)를 뛰어넘어 애틀랜타의 세이브 프랜차이즈 기록까지 세웠다. 킴브렐은 통산 205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186세이브(19블론 세이브)를 기록, 90.7%의 세이브 성공률을 기록 중이다.

1세이브를 기록한 2010시즌과 신인으로 8블론 세이브를 기록한 2011시즌을 제외한 최근 3년간의 기록은 92.7%다. 참고로 역대 최고 마무리 투수였던 뉴욕 양키스의 '수호신' 마리아노 리베라의 통산 세이브 성공률은 89.1%(652세이브/732 세이브 기회, 80블론 세이브)다.

풀타임 메이저리그 5년차를 앞둔 킴브렐은 유망주시절 스카우팅 리포트처럼 지금도 변함없이 구위와 마음가짐에서 모두 마무리투수로서 최고의 자질을 갖춘 투수다. 킴브렐의 구종은 포심 패스트볼과 파워 커브(슬라이더로 보는 시각도 있다). 어린 시절부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강속구 투수 밥 펠러를 좋아했다는 킴브렐의 주무기도 역시 패스트볼이다.

패스트볼은 평균구속이 97마일 정도지만 종종 100마일 이상을 찍기도 한다. 하지만 구속이 전부가 아니다. 애틀랜타에서 그의 공을 직접 받았던 포수 제럴드 레어드는 "킴브렐의 패스트볼은 볼끝이 좋아 마지막에 꿈틀거리며 떠오른다"고 언급했다. 또 한솥밥을 먹기도 했던 저스틴 업튼도 "그의 패스트볼은 마지막에 가속이 붙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애틀랜타 홈구장 터너필드. ⓒ 데일리안 최영조

킴브렐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삼진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9이닝당 삼진비율은 2011시즌 14.8에 이어 2012시즌 16.7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3시즌 13.2, 2014시즌 13.9로 그나마 최근에 조금 떨어졌다. 패스트볼 평균구속(96.2→96.8→96.9→97.1)과 패스트볼 구사비율(69→68→71→73)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출처: Bill James Handbook). 특히 그의 통산 피안타율은 0.152에 불과한데 홈구장 터너 필드에서는 0.140으로 더 뛰어나다. 또 투수에게 유리한 카운트에선 0.108, 2스트라이크 이후엔 피안타율은 0.085까지 더 떨어져 언히터블 수준이다.

킴브렐의 등장음악 'Welcome to the jungle'을 연주한 건즈 앤 로지스는 80년대 후반 등장해 90년대 중반까지 전성기를 보낸 하드락 밴드다. 그들의 1집 'Appetite For Destruction'에 수록된 이 곡에선 젊은 시절의 보컬 액슬 로즈와 기타리스트 슬래쉬의 와일드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워낙 유명한 이 곡은 과거 에릭 가니에와 카를로스 벨트란도 등장음악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이 곡에서 말하는 정글은 바로 대도시 LA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로 바꿔도 가사가 와 닿는다. 다소 직설적인 이 곡의 가사에는 "넌 화려함을 맛볼 수 있지만, 그것을 공짜로 얻을 수는 없어(You can taste bright lights, but you won't get them for free)", "너는 우리가 플레이하는 정글에서 짐승같이 살아가는 법을 배우지(You learn to live like an animal in the jungle where we play)" 란 내용도 있다.

이어 "넌 네가 어디 있는지 알아, 바로 정글이지(You know where you are, you're in the jungle baby)", "넌 정글에서 죽을 거야(You're gonna die in the jungle)"가 나오며 곡의 마지막은 "정글에 온 걸 환영해, 그곳에서 널 굴복시키는 걸 지켜봐 (Welcome to the jungle, watch it bring you to your knees, knees)", "넌 이곳에서 쓴 맛을 보게 될 것이야(It's gonna bring you down)"로 곡은 마무리된다.

메이저리그는 세계 각국의 다재 다능한 야구 선수들이 모두 모인 약육강식의 정글과 같은 곳이다. 그곳에서 패스트볼과 커브, 그리고 두둑한 뱃심으로 내로라하는 강타자들을 모조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빅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하게 만드는 킴브렐. 그의 등장음악 'Welcome to the Jungle'은 마치 킴브렐이 마운드에 오르기 전 "메이저리그는 정글이니 이제 그 현실과 마주하라"고 외치는 듯하다. 이 곡은 2015시즌에도 변함없이 많은 타자들에게 공포를 줄 것이다.

메이저리그 역대 세이브 순위 'TOP 3'는 1위 마리아노 리베라(652세이브), 2위 트레버 호프먼(602세이브), 3위 리 스미스(478세이브)다. 현재까지 186세이브인 킴브렐이 가야 할 길은 아직 멀지만 현재의 세이브 페이스와 성공률, 나이를 감안할 때 킴브렐이 이들을 뛰어넘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킴브렐은 26세로 시즌을 마친 현재 186세이브를 기록 중으로 이제 27세가 되는 2015시즌을 맞는다. 반면 26세로 시즌을 마쳤을 때 'TOP 3' 리베라, 호프먼, 스미스의 통산 세이브는 각각 5, 25, 80개에 불과했다. 킴브렐의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최영조 기자 (choiyj2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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