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고대 유적·유물 잇따라 파괴…국제사회 맹비난

이라크 고도시 '님루드' 유적 파괴 확인…"전쟁 범죄" 비판 이어져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서양 문명의 요람으로 여겨지는 유적과 유물을 잇따라 파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국제사회의 비판 수위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6일(이하 현지시각) IS가 이라크 북부에 위치한 고대 아시리아 도시 '님루드'(Nimrud)의 유적을 군용 대형차량 등을 동원해 부쉈다고 밝혔다.

님루드는 3000년의 역사가 깃든 고대 도시로,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상징적 유물을 간직한 곳이다.

유엔은 이후 위성 사진을 통해 IS가 남성의 머리와 사자의 몸통, 독수리의 날개를 형상화한 조각상을 포함해 아시리아의 상징적인 의미가 담긴 다수의 유물들을 파괴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사무총장은 전했다.

보코바 사무총장은 그러면서 IS를 향해 "문화유적을 의도적으로 파괴하는 행위는 전쟁범죄"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역시 IS의 님루드 유적 파괴는 전쟁 범죄라는 보코바 사무총장에 뜻에 공감하는 대변인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도 6일 트위터에서 "이라크의 역사·문화·종교적 유물을 파괴하는 이해 불가능한 행위에 대해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일부 이슬람 지도자들도 IS 비판에 가세했다.

이집트 수니파 최고 종교기관인 알아즈하르는 "다에시(IS의 아랍식 표기)가 이라크와 시리아, 리비아 내 장악 지역에서 유물들을 파괴하는 행위는 전 세계에 대한 중대 범죄"라며 특히 이는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서도 금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라크 시아파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알시스타니도 "IS가 이라크의 현재뿐 아니라 역사와 고대 문명까지도 무참히 공격하고 있다"며 강력하게 비난했다.

IS는 지난달 이라크 모술 박물관에 전시된 석상과 조각품을 깨부수는 영상을 공개하는 한편, 모술 도서관에 폭발물을 설치해 고대 시리아어 서적과 오스만 제국 서적 등을 불태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