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코앞이니까..." 기준금리 인하의 '정치학개론'
선거 앞두고 '경기살리자'…가계부채 우려 '경제살리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1%대로 낮춘 이후 여의도 증권가보다 정가가 더 시끄럽다. 기준금리를 둘러싼 ‘정치학개론’의 시각차 때문이다.
우선 여야의 반응이 엇갈린 것은 예상된 수순이다. 지난 12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발표 직후 여당은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고 경제를 활성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고, 야당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가계부채를 더욱 증가시킬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내년 4월 실시되는 20대 총선을 앞둔 여권 입장에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이에 주요 경제부처 수장과 여당 지도부는 기준금리 인하 전도사를 자처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11일 “전 세계적인 통화 완화 흐름 속에서 한국 경제만 거꾸로 갈 수는 없다”며 대놓고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디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하며 금리인하론에 무게를 더했다.
기준금리 인하를 정부여당의 합작품으로 보는 시각도 여기에서 비롯됐다. 여의도 반대편 금융권에선 기준금리 조정 등 경제지표가 정치권의 손에 흔들린다는 데 우려의 목소리가 터졌다. “여당의 경기부양 목적 달성을 위해 가계부채 폭탄을 떠안은 꼴”이라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정치인들이 ‘감놔라 배놔라’ 말 한마디가 경제를 망치고, 위기를 부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며 “그들은 경제나 금융의 ABC도 모르는 사람들 아니냐”고 꼬집었다.
'여당 내 반론' 가계부채 우려인가, 정치역풍 우려인가
이미 여당 내에서도 파열음이 나기 시작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우려와 함께 반론도 나오고 있다. 특히 당내 대표적인 경제전문가와 ‘대통령 경제교사’로 불리는 인사까지 금리 인하 결정에 회의론을 제기했다.
실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가계부채가 금리인하로 더 급증해 문제를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가지 않도록 묘안을 짜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일반 국민에게는 경제활성화 효과보다는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이라고 볼 수 있는 가계 부채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수출대기업 몇 개가 좋아지게 하고 많은 국민과 어려운 서민들이 생활비 부담으로 힘들어져야 하는 정책이 과연 좋은 것이냐”며 “내수가 부진해서 전체적인 경제가 가라앉는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내수를 해결해야 우리 경제 문제가 풀린다"고 지적했다.
여당이 금리 인하의 ‘양날의 칼’인 경기부양 기대 효과와 가계부채 증가 우려 사이에서 어느 한쪽만 강조하지 않고 균형을 맞춘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경기부양만 강조하다가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정치적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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