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호 "5·16 국가안보 강화 계기…용어는 생각 안 해"
<인사청문회>"국정원 정치개입 역사적 범죄자"
용산참사 '폭동' 비유 논란에는 "죄송하다" 사과하기도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는 16일 5·16 쿠데타(군사정변)에 대해 “국가 안보를 강화한 역사적 계기”라고 평가했다. 5·16의 성격을 묻는 질문에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즉답을 피했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이날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열고 후보자의 정치 중립 의지와 정치 성향, 국정원 개혁 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이 후보자는 “(5·16 당시) 그 때 우리가 굉장히 북한보다 어렵지 않았느냐”라며 “역사적 사건을 국가 안보에 기여했느냐 안 했느냐는 관점에서 보면 5·16은 국가 안보를 강화한 역사적 계기가 됐다”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또 ‘5·16을 쿠데타로 생각하느냐’는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문에 “용어에 관해서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라고 짤막히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교과서에 쿠데타로 돼 있다”라며 재차 답변을 요구했고 이 후보자는 “교과서를 보지 못했다. 그렇게 규정하는 용어에 대해 굉장한 생각을 해보지 않았고 개념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논란이 된 국정원의 정치 개입 문제에 대해 “국정원의 정치 개입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고, 국가 안보를 흔드는 나쁜 일”이라며 “그것을 절대로 다시 반복하는 운영을 하지 않겠다. 나는 역사적 범죄자가 되지 않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피습 사건을 언급하며 “일부 북한 추종 세력의 행태가 우리 사회를 폭력적으로 위협하는 상황마저 나타나고 있다”면서 “눈을 부릅뜨고 정세를 살피고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국정원의 임무가 더욱 막중해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정원장에 임명되면 이 임무에 모든 업무의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면서 “이 초점을 벗어난 일탈적 업무를 일절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정치 개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과거 언론 기고문에서 용산 참사를 ‘폭동’에 비유한 데 대해서는 “어휘가 사려 깊지 못했고 부적절했고, 그 용어 때문에 상처받으신 분이 있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자성한다”고 사과했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09년 2월2일 울산대 초빙교수 자격으로 한 일간지에 기고한 ‘용산 참사, 공권력 확립 계기로 삼자’는 제목의 글에서 용산 참사를 ‘폭동’이라고 비유한 바 있다.
그는 이에 대해 “폭동이란 단어는 적절치 않았다”라면서도 “그 글은 아무리 아픈 사연이어도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해야 한다는 당위성만 지적한 것으로 전체 글을 읽어봐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른바 ‘사드’의 국내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사드 문제는 주권에 관한 것이다”라며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공격을 대비하려면 어떤 정책 옵션도 배제해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정책 결정에 관한 소견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며 “단지 그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고 정보 판단에 도움되는 모든 대안의 장·단점을 마련해볼 생각”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끝으로 이 후보자는 ‘국정원장이 되면 가장 이루고 싶은 게 무엇이냐’는 박민식 새누리당 의원 질문에 “최근 국정원이 적극성을 잃어버려 주눅이 들었다”라며 “국정원의 사기를 올려 직원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확실히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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