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연속 16강' 아스날 태생적 한계?
5시즌 연속 16강서 강팀 만나며 고배
더블 스쿼드 구축 어려운 한계 뚜렷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의 대표적인 강호 아스날이 5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16강에서 고배를 들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날은 18일(한국시각), 스타드 루이스 II에서 열린 ‘2014-15 UEFA 챔피언스리그’ AS모나코와의 원정 2차전에서 2-0 승리했다.
지난 홈 1차전에서 1-3 충격패를 당했던 아스날은 경기 시작부터 파상공세를 퍼부었고, 압도적인 경기력을 바탕으로 2골차 승리를 따냈다. 1~2차전 합계 3-3 무승부. 하지만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8강 티켓을 거머쥔 팀은 AS 모나코였다.
벌써 5년째 반복되는 16강에서의 좌절이다. 게다가 1~2차전의 경기 내용 역시 수년째 판박이인 모습이다. 1차전에서 패한 뒤 2차전에 가서야 바짝 힘을 내다가 골득실에 밀리는 양상이 바로 그것이다.
실제로 아스날은 지난 3년간 1차전을 홈에서 치렀지만 내리 패했고, 2차전 분투로 균형을 맞추듯 하지만 원정 다득점이 부족해 무릎을 꿇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대진운 역시 아스날에 미소를 지어주지 않고 있다. 아스날은 지난 5시즌동안 16강에서 그해 우승팀을 2번이나 만나는 불운이 이어졌다. 객관적인 전력상 유럽 최강으로 불리기에 다소 모자란 아스날 입장에서는 한수 접고 경기에 임할 수밖에 없었다.
아스날의 토너먼트 조기 탈락은 조별리그서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아스날은 지난 2000-01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무려 15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고 있다. 이는 리그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 첼시, 리버풀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이다.
여기에 같은 기간 결승 및 4강 진출 각각 1회, 8강 4회라는 업적도 뚜렷하다. 지금의 16강 토너먼트 제도가 도입된 2003-04시즌 이후에는 단 한 번도 조별리그서 고배를 마셔본 적도 없다. 이렇다 보니 UEFA 클럽랭킹도 높아 조편성에서 자연스레 톱시드가 주어져 강팀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홈&어웨이로 펼쳐지는 조별리그에서는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하는 아스날이다. 실제로 아스날은 지난 5시즌 중 네 차례를 조별리그 2위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이렇다 보니 타 리그 1위팀과의 매치업이 불가피해졌다. 1위로 통과한 2011-12시즌 AC 밀란을 제외하면,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 뮌헨(2회), AS 모나코가 아스날의 상대로 결정됐다.
아스날은 프리미어리그 내 강팀들과 비교했을 때 재정적으로 그리 넉넉한 구단이 아니다. 따라서 더블 스쿼드 구축은 고사하고 주축 선수들의 이적을 막지 못하는 입장이다. 팀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던 로빈 판 페르시, 세스크 파브레가스, 사미르 나스리, 그리고 좀 더 멀리가면 티에리 앙리, 애쉴리 콜, 엠마뉴엘 아데바요르, 콜로 투레 등의 이적이 바로 그렇다.
이는 아스날의 태생적 한계로 평가받았지만 최근 구단 보드진의 지갑이 열리며 스타플레이들을 하나둘씩 영입하고 있다. 벵거 감독은 지난해 메수트 외질을 품에 안았고, 올 시즌에는 알렉시스 산체스를 런던으로 불러들였다. 이들 모두 천문학적인 이적료가 발생한 선수들이다.
투자의 결실은 곧바로 나타났다. 아스날은 지난 시즌 잉글리시 FA컵을 거머쥐며 지긋지긋하던 9년 무관의 한을 떨쳤고, 올 시즌도 8강서 맨유를 무너뜨리며 2연패를 향해 순항 중이다.
다만 AS 모나코를 상대로 챔피언스리그 16강에 머물렀던 점은 다소 의아한 부분이다. 객관적인 전력상 아스날이 뒤질 이유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를 놓고 아스날의 수뇌부는 벵거 감독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릴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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