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남경필-원희룡, 메르스 대응 3인 3색
'정치본색' 비판, '가교' 소통행보, '은밀 위대' 치밀 대응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과의 전쟁이 3주째 접어들며 한풀 꺾이는 추세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는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인 출신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메르스 대응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잠룡으로 불리는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정치인 출신 지자체장들의 적극적인 대응은 향후 국가적 위기관리에서의 정치뿐 아니라 행정적 능력까지 검증받을 수 있어 정가에서 주목하는 이유기도 하다.
3명의 지자체장들은 그 시작부터 본인들의 특성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제일 먼저 발빠른 대응을 한 것은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박 시장은 지난 4일 늦은 밤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메르스 방역에 서울시가 직접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문제는 ‘폭로성 회견’에는 신속했지만 이후 대응에서 속속 허점을 드러냈다.
기자회견 당시 서울 한 대형병원의 메르스 확진 의사가 1500여명이 모인 행사에 참석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정보공개 적절성 여부와 진실공방이 벌어지면 불필요한 정쟁을 불러일으켰다. 더 근본적 문제는 국가적 재난관리 차원에서는 중앙 정부의 컨트롤타워에서 제시하는 방향에 적극 협조해야 함에도 오히려 공포를 조장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다.
이후 자가격리자들의 개인정보 신상노출, 약속한 1대1 체계적 관리의 부재, 메르스 전담병원을 지정하지 않음으로 생기는 혼란 등 서울시 메르스 의료 체계는 구멍이 숭숭 뚫렸다. 이 때문에 ‘데일리안’과 접촉한 자가격리자는 “준전시상황이라더니 무엇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러니 박 시장이 감염예방 목적이 아닌 정치 이벤트라는 말이 나오지 않는가”라고 날카로운 비판이 쏟아졌다.
반면 남경필 경기지사는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여야를 넘나드는 소통행보로 ‘가교’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 지사는 지난 5일 경기도청을 방문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메르스 해결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며 여야 당대표 회담을 제안했다. 또한 곧바로 부산에 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 연락해 문 대표의 긍정적 반응을 전하면서 7일 여야 4+4 회동을 성사시키는데 조력했다.
이후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권선택 대전광역시장의 만남도 남 지사가 주선자 역할을 자임하는 등 폭넓은 소통행보를 과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내 민간병원 32곳과 도립 의료원 5곳을 1차적인 메르스 상담과 초기 진료를 하도록 하고, 치료는 수원 의료원이 전담하도록 메르스 전담 병원을 지정하는 긴밀함을 보였다.
한편, 메르스 감염 환자들의 행보에 의해 갈수록 지역으로 퍼지는 상황에서 여전히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는 제주도 역시 원희룡 지사의 조용하고 치밀한 대응은 눈에 띈다.
원 지사는 메르스 사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지난 3일 직접 메르스 관리대책본부장을 맡고, 24시간 비상대책반을 운영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또한 메르스 총력 대응체계 추진을 위한 예비비를 긴급 투입해 개인 보호장구, 공항 항만에 발열감지기 설치, 예방 홍보 주력 등 대책 마련 중이다. 제주지역은 11일 현재 시설격리 2명, 병원진료 2명을 관리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메르스 양성반응 환자가 없는 '청정 지역'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항구와 공항을 막지 않는 이상 감염 의심 환자가 들어오는 것까지 완벽하게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 이와 관련, 원 지사는 “청정 섬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선제적이고 고강도의 차단정책을 펴고 정직하게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주만 아직 청정지역이라는 것보다는 한국 전체가 빨리 진정 국면으로 넘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제주도가 범국민적 차원에서 진행되는 메르스 진압에 힘이 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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