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환자나 사망자, 남자가 더 많은 이유 알고보니...
1번 확진자가 남자여서 남성병동부터 확산된 때문
아직까지 높은 남성 경제활동 비율도 반영된듯
중동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의 확진자·사망자 비율이 남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메르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부장적 문화가 강한 중동에서 메르스 확진자 성비는 남성이 80%를 넘겼다. 우리나라 역시 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성비율이 아직까지는 남성이 앞서고 있는 문화적 특징으로 메르스 확진자 역시 여성보다 남성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메르스 첫 번째 확진자가 남성이었기 때문에 남성병동, 남성병실에 있는 사람들부터 감염됐다는 환경적 영향도 미쳤을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총 154명의 메르스 확진자 가운데 남성 확진자는 93명(60%), 여성 확진자는 61명(40%)다. 사망자의 경우 14명(74%)가 남성, 5명(26%)이 여성이다. 확진자와 사망자 모두 남성의 비율이 높다.
이와 관련 송대섭 고려대 약학대 교수는 ‘데일리안’에 “중동에서도 남자가 많이 감염된 것은 사실이지만 메르스 바이러스가 성별에 따라 영향을 다르게 미치는 것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아직 증거와 데이터가 부족하다”면서 “다만 중동은 남자들이 사회활동을 더욱 많이 하고 여성이나 아이들의 경우 바깥 활동을 자제하기 때문에 남자가 상대적으로 바이러스에 노출될 기회가 많지 않았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보건 전문가도 본보에 “중동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아직까지는 사회활동이 남성들이 많은 상황”이라면서 “호흡기 질환의 감염경로라는 것은 결국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남성이 더 감염에 노출되기 쉬웠던 것 아니냐는 추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청의 2015년 5월 기준 전국경제활동인구에 따르면 남자의 활동인구가 약 58%로 여성(약 42%)에 비해 높다.
이 보건 전문가는 “남녀 경제·사회활동 빈도가 차이가 있기 때문에 메르스 확진자의 남녀 차이가 생기는 것으로 추정한다. 남성 사망자가 많은 이유는 기본적으로 남성 확진자가 많기 때문으로 추정한다”면서 “하지만 메르스 확진자의 남녀 차이는 정교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 교수도 “우리나라 메르스 감염 남녀 성비를 보면 남자는 60%, 여자는 40%인데, 20%의 차이는 통계적 유의성이 그렇게 큰 것은 아니다”라면서 “사망자 통계 비율도 아직 모집단이 너무 적기 때문에 남성이 더 메르스에 취약하다고 결론짓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송대섭 고려대 약학대 교수도 “중동도 남자들이 많이 감염된 것이 사실인데 이것을 성별을 가리는 바이러스라고 확정짓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면서 “중동의 사례는 여성들이 밖을 많이 돌아다니지 않는 문화적 특성 때문이라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에서는 메르스 확진 환자의 비율이 남성이 많은 것에 대해 최초 확진자가 남성이었기 때문이라는 추정을 하고 있다.
병원의 병동·병실의 특성상 같은 성별의 환자만 모아놨기 때문에 최초의 남성 확진자로부터 감염이 퍼져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건당국의 한 관계자는 본보에 “1번 환자가 남자이고 그가 다녀갔던 병동이 남성병동이니까 남자의 비율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병동은 (남녀)혼합 병동이 없는데, 1번 환자는 남성 다인 병실에 있었기 때문에 남자 확진자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의사의 경우에도 아직까지는 여성보다 남성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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