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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몰라라 패스? 일본 소심축구, 할릴호지치 탄식


입력 2015.06.23 07:25 수정 2015.06.24 09:31        데일리안 스포츠 = 이충민 객원기자

싱가포르전서 슈팅 35개 0골 굴욕 “이런 경우 처음”

두려움 앞서 책임 전가 패스-소심한 슈팅 원인 지적

할릴호지치 감독이 일본 대표팀의 소심한 축구를 바꿔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게티이미지코리아

일본 축구대표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63)이 이끄는 일본은 지난 16일 사이타마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에서 싱가포르와 0-0으로 비겼다.

일본은 35개의 슈팅(유효 18개)을 날리고 단 1골도 넣지 못했다. 경기 후 할릴호지치 감독은 “지도자 인생 중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털어놨다.

일본 선수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이변으로 치부하기엔 일본대표팀의 최근 부진이 거슬린다.

일본의 졸전은 한두 번이 아니다. 무수한 슈팅 속에 빈공에 그친 경기가 지나치게 많다. 지난해 브라질월드컵에선 10명이 뛴 그리스와 비겼다. 2015 아시안컵 UAE와의 8강전에선 승부차기 끝에 울었다.

무엇이 문제일까. 그동안 코임브라 지코, 알베르토 자케로니, 하비에르 아기레 등 유수의 감독이 일본대표팀을 거쳐 갔다. 이들은 변화를 꾀했지만, 일본의 ‘체질’은 바뀌지 않았다.

일본 축구의 체질이란 소심한 자세다. 일본 선수들이 패스를 고집하는 이유는 소심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는다. 슈팅이 빗나가거나 드리블을 하다가 빼앗기는 상황이 두려워 ‘책임 전가 패스’를 한다.

한 마디로 이런저런 생각이 많다.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플레이하니 위축되고 소극적인 경기운영이 될 수밖에 없다.

일본 J리그에서 활약한 정대세도 “일본 선수들은 싸우려고 하지 않는다”며 “태클 범위에서도 (몸을 던지지 않고) 거리를 좁혀서 태클하려고 한다”고 꼬집은 바 있다. 결국, 실수를 두려워하는 자세 때문에 일본축구는 더 나아가지 못한다.

피지컬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일본은 싱가포르를 상대로 제공권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또 슈팅 파워도 약했다. 35개의 슛은 희망고문에 가까웠다. 사이타마 경기장은 관중의 탄식으로 진동했다.

일본 선수들은 대체로 풀스윙 할 찬스에서 발 안쪽(인사이드)으로 슈팅한다. 이는 두 가지 이유로 해석된다. 슈팅 세기보다 정확도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강한 슛은 골문을 벗어날 확률이 높다는 두려움이 자리한다. 또 한 가지 이유는 허벅지 근력 의구심이다. 이 때문인지 일본 선수들의 중거리 슈팅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일본축구는 결단이 필요하다. 아시아에서도 통하지 않은 ‘점유율 축구’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

일본은 5년 전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오카다 다케시 전 감독은 2010 남아공월드컵서 일본을 16강에 진출시켰다. 당시 일본은 점유율 축구를 버리고 극단적인 수비와 역습으로 카메룬, 덴마크를 연파했다. 마르쿠스 툴리오-나카자와 유지의 피지컬, 혼다 케이스케의 분투가 돋보였다.

일본은 위기의식을 느껴야 한다. 단순히 싱가포르 골키퍼의 선방이 빛났다고 치부해선 곤란하다. 고질적인 체질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일본의 미래는 불투명하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코트디부아르, 알제리 등 개성 강한 아프리카 대표팀을 하나로 만든 지도자다. 과연 일본의 고질적인 약점도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을까.

이충민 기자 (robingibb@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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