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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소액주주 표심으로 합병 매조지한다


입력 2015.07.13 13:59 수정 2015.07.13 14:02        이홍석 기자

소액주주 대상 위임장 확보에 전력...주총 참석률에도 촉각

삼성물산 주주 현황 ⓒ삼성물산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찬성 방침을 정하면서 승기를 잡은 삼성은 마지막으로 소액주주를 붙잡아 합병을 매조지할 계획이다. 소액주주들의 표심이 마지막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임시주총까지 나흘간 총력전을 펼친다는 각오다.

13일 삼성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오는 17일 임시주총까지 남아 있는 4일간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위임장 확보 등을 통해 우호지분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이미 500주 이상 보유한 소액주주들은 직접 방문해 설득 작업을 벌이는 등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우호지분 확보에 적극 나서왔다. 지난 12일에는 합병 무산시 양사의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증권사들의 전망 보고서를 인용, 소액주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전에도 적극적이다.

이어 13일에는 주요 중앙일간지에 '삼성물산 주주님들에게 간곡히 부탁드립니다'라는 제하의 광고를 내 소액주주 붙잡기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합병이 무산되면 삼성과 엘리엇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면서 삼성물산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소액주주들을 설득하기 위한 차원이다.

국민연금의 찬성으로 합병의 9부 능선을 넘긴 삼성물산이 소액주주들에게 올인하는 것은 합병 무산에 대한 단 1%의 가능성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현재 합병에 영향을 미칠 나머지 변수들은 모두 사라진 상황에서 소액주주들의 표심을 확보해 합병을 성사를 위한 확실한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0일 단일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11.21%)이 합병 찬성 방침을 정하면서 그동안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던 나머지 기관 투자자(11.05%)들도 상당수가 찬성쪽으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여 기관투자자 변수도 사라진 상태다.

삼성은 특수관계자 지분 13.82%와 자사주 매각으로 발생한 케이씨씨(KCC)지분 5.96% 등 기존 우호지분 19.78%에 국민연금의 삼성물산 지분(11.21%)과 기관투자자(11.05%)를 더해 약 40~42% 가량의 찬성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그러나 주총에서 특별결의 사항인 합병안을 통과시키려면 주총 참석 지분의 3분의 2 이상, 전체 지분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해 추가 우호 지분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주총 참석율이 70%라고 가정하면 48%의 찬성지분을, 주총 참석율을 80%로 하면 53%의 찬성지분을 확보해야 해 최대 10% 안팎의 지분을 더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엘리엇의 가처분 신청이 모두 기각되고 국민연금이 합병 찬성 방침으로 입장을 정하면서 대부분 변수가 사라진 가운데 이제 남은 것은 소액주주(24.43%)로 보고 있는 것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제 합병 성사에 남아 있는 유일한 변수는 소액주주로 보고 있다"면서 "남아 있는 기간 동안 소액주주들의 마음을 잡는데 전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투자자(엘리엇 외 26.41%)들의 변화 조짐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당초 국제의결권자문기관 ISS와 글래스루이스 등이 모두 합병 반대 권고를 제시하면서 우호지분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삼성이 주주권익위원회(거버넌스위원회) 설치와 배당성향 확대 등 강화된 주주친화 정책을 발표하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합병 반대를 주장해 온 네덜란드연기금 관계자를 만나는 등 공을 들이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의 표심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지난 9일 한국예탁결제원 전자투표 시스템을 통해 의결권 행사를 마친 상태다.

엘리엇도 소액주주들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판세가 기운 상태여서 마음이 급해진 분위기다. 국민연금이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 전체의 절반 가량인 외국인투자자와 소액주주들에서 상당한 우호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는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엘리엇은 자체 보유 지분 7.12% 외에 메이슨캐피털(2.2%)과 일성신약(2.11%), 네덜란드 연기금(0.35%), 캐나다 연기금(0.21%) 등으로 우호지분이 약 12%에 불과한 상태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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