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문 턱 높은' 첨단 항공엔진 정비기술 중소기업 지원
FAA·EASA 및 항공기·엔진제작사의 글로벌 품질관리기준 제공
부품 중소업체, 신사업 진출 발판 마련
대한항공은 22일 출범한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독보적인 항공기 엔진정비기술을 활용한 중소기업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인천지역의 제조업은 기술혁신을 통한 신사업 창출이 필요한 상황이다.
인천은 완성차, 부품사업 부문에서 한국GM을 비롯해 소재·모듈분야에서 1000여개 업체가 밀집해 있는 곳으로 기계·장비, 자동차 등 제조업 종사자가 25.6%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이들의 성장세는 크게 둔화되고 있다. 최근 인천시 사업체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인천 지역의 전산업 종사자는 연간 2.7%늘어난 반면 제조업부문 종사자는 0.3% 증가에 그쳤다. 특히 인천 최대 공단인 남동공단의 경우, 전체 생산액 중 기계부품·소재분야 산업생산액 비중은 2008년 39%에서 2013년 35%로 전국 41개 국가산업단지 중 최하위권을 차지할 정도였다.
이에따라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는 대한항공의 첨단 항공기 엔진 정비기술을 지역 내 제조업체들에게 전파, 이들 제조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아이템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항공기엔진정비는 중소기업이 진입하기에는 문턱이 높다. 항공기 엔진 MRO는 품질 및 기술력 위주의 산업이라는 점에서 숙련된 기술자를 양성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난점이 있다. 또 다품종 소량 취급으로 규모의 경제면에서도 불리하다. 특히 항공기 부품이라는 점에서시설, 장비, 자재, 인력 등 관리에 있어 까다로운 국제항공 품질기준이 적용된다.
하지만 한번 진출에 성공할 경우, 타 산업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중소기업은 대한항공과의 협업을 통해 항공관련 고급 기술을 익힐 수 있으며, 특히 미연방항공청(FAA), 유럽항공안전청(EASA) 및 항공기·엔진제작사의 글로벌 품질관리기준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중소기업으로서는 고급 기술 및 품질관리 노하우를 활용해 다양한 신규 산업분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는 셈이다.
실제 중소기업 ‘대동금속화학’은 지난 1997년부터 대한항공과의 협력을 통해 항공기엔진 부품 분야 도금 관련 기술 및 품질을 기반으로 타 산업의 부품으로 도금사업영역을 확대,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현재 현대자동차, 독일 보쉬와 같은 글로벌자동차 업체의 엔진핵심 부품(연료분사 장치)도금, 원자로 핵 연료봉지지 격자판 도금, 반도체 공정용 레이저 부품 도금 등의 시장으로 진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대한항공은 세계 최대 규모의 엔진 시운전 시설을 인천경제자유구역에 건립해 엔진 MRO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엔진 제작사인 P&W사와 조인트벤처인 IAT사를 결성해 인천경제자유구역 운북지구 내에 세계 최대규모의 엔진시운전 시설을 신축하고 있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내년 4월 완공을 목표로 운북지구 내에 항공기 비행 시뮬레이터를 건립 중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 시설들이 완공될 경우, 인천경제자유구역 운북지구를 중심으로 항공산업단지가 형성될 것”이라면서 “ 엔진정비센터를 중심으로 인천지역 중소기업과 협력, 엔진정비 및 부품수리 사업을 활성화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참여 중소기업들은 대한항공 및 지역 내 산학협력기관들과 공동사업을 통해 항공기 엔진 관련 기술과 글로벌 기준 등을 축적할 수 있게 된다.
이를통해 대한항공은 항공기 엔진 및 부품수리 국산화를 통한 외화절감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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