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한국어 논란…신동빈 '서툴어도' vs 신동주 '묵묵부답'
네티즌 "아름다운 모습 아냐" vs "롯데는 욕해도 말투는..."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3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네티즌들은 롯데그룹 두 형제의 인터뷰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한 언론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어를 사용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롯데그룹 수뇌부의 일본어 사용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다음날 신 전 부회장이 공개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의 대화 녹취록에서 일본어와 일본 이름을 사용하는 롯데가 부자의 대화에 논란은 심화됐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정체성 논란까지 수면 위로 오르며 '국적 논란'에 휘말렸다. 급기야 여론은 롯데그룹을 두고 한국기업이냐 일본기업이냐를 따져 묻기 시작했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신 회장은 지난 3일 입국 인터뷰에서 서툰 한국어를 사용해 "롯데는 한국기업"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어 의사소통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던 신 회장마저 어눌한 말투로 한국어를 구사하자 부정적인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이에 신 전 부회장은 '묵묵부답'을 택했다.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기자와의 접촉을 극도로 꺼려온 신 전 부회장은 지난 7일 일본으로 출국할 당시에도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다. 이날 기자들은 신 전 부회장에게 일본어로 질문을 했다.
출국 직전 인터뷰도 일부 언론사와만 진행했다. 이는 신 전 부회장이 일본어를 사용하는 모습을 대중 앞에 보이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낀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반면 신 회장은 한국어 인터뷰를 고수했다. 지난 11일 대국민 사과 때도 한국어를 사용해 사과문을 읽어내려갔고 질의응답 시간에도 한국어를 사용했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의중을 묻는 질문에 "저는 아버님을 많이 존경하고 있다"고 동문서답을 하기도 했다.
이날 한 언론은 "경영하고 그리고 카족의 문제는 별또라고 생각하고 있쓰므니다" "저눈 아버니므르 많이 존겨하고 있스므니다"와 같이 신 회장의 어눌한 한국어 말투를 그대로 자막에 내보내 '조롱'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들은 이에 동조하는 글을 올렸다. 신 회장의 어눌한 한국어를 조롱하며 반일 감정을 그대로 드러낸 것.
트위터리안 '@Mega****'는 "에라이 쪽XX 새끼"라는 글을 올렸고, 또 다른 트위터리안 '@Team****'는 "한국말 못하는 국내 대기업 수장에 대해서 잘 표현했다고 보여짐!"이라고 비꼬았다.
꼭 조롱에 동조하지 않았더라도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롯데그룹 수뇌부가 한국어를 정확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선한승 한국노동교육협회장은 "두 형제의 한국어 대결은 그 자체로는 큰 의미는 없다"면서도 "롯데의 경우 한국에서 재계 5위의 기업을 일궜고 장차 한국에서 사업을 반드시 하게 될터인데 이를 등한시 했다면 어떤 형태로든지 아름다운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일본어 사용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트위터리안 '@AsterSun****'는 "경상도 출신이면 발음과 억양에서 티 나는 것처럼 신 회장의 말투도 한국어의 방언으로 재일교포가 쓰는 재일 한국어로 이해하면 되는 문제"라며 "롯데는 욕해도 재일교포 말투 가지고 뭐라고 하지 말자"는 글을 올렸고, 또 다른 트위터리안 '@do****'는 "롯데에 대한 반감이 재일 조선인에 대한 반감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권성우 문학평론가는 페이스북을 통해 "롯데그룹의 파행상을 비판하는 건 좋은데 그들이 한국어를 잘 못한다는 이유로 비판하는 건 좀 그렇다"며 "신동주와 신동빈이 모어를 선택한 건 아니지 않은가"라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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