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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울산서 또 1박…현장경영 3박4일 강행군


입력 2015.08.20 10:37 수정 2015.08.20 14:21        박영국 기자

SK이노베이션 등 방문…9월부터 해외 네트워크 강화 나설 듯

최태원 회장이 지난 18일부터 3박 4일간 외부에 머물며 전국 사업장을 도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최 회장이 18일 고 이맹희 명예회장의 빈소 방문 이후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로 향하기 위해 차량에 탑승하는 모습, 18일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벤처기업 테그웨이의 이경수 대표로 부터 제품 설명을 듣는 모습, 19일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를 찾아 방문 소감을 밝히는 모습.ⓒ데일리안/SK

최태원 회장이 20일 이천 SK하이닉스 반도체 사업장에서 울산으로 이동해 SK이노베이션 등 에너지 계열사 현장 점검에 나선다. 울산에서 또다시 1박 2일간 머물 예정으로, 지난 18일 집을 나선 이후 3박4일간 외부에 머물며 전국 사업장을 도는 강행군이다.

20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울산으로 이동해 21일까지 머물며 에너지 계열사들을 돌아볼 예정이다.

울산에는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의 주력 사업장이 있고, SK가스의 자회사인 SK어드밴스드가 1조원 규모의 PDH(프로판 탈수소화공정사업)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방문 우선순위에서 SK하이닉스 이천공장에 밀렸지만 울산에 위치한 에너지·화학 계열사들은 SK그룹의 최대 사업장이자 최대 매출원이다.

지난 14일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출소한 최 회장은 일주일 간 단 하루도 쉬지 않는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출소 직후부터 16일까지 그룹 내 핵심 임원들과 경제활성화 방안 논의 및 업무 파악을 진행한 뒤 17일에는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등 17개 주요 계열사 CEO들을 소집해 확대경영회의를 열고 업무 보고를 받는 한편 46조원 규모의 반도체공장 투자 등 계열사별 투자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18일에는 SK 사업장보다 먼저 대전과 세종, 오송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연속 방문하며 정부의 창조경제 확산과 벤처기업 창업 지원 정책에 적극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먼저 SK가 지원하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를 방문해 스타트업대표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진 데 이어 오후에는 세종센터를 방문해 창조마을 시범사업의 성과와 향후 운영 계획을 점검했다. 또, LG그룹이 지원하는 오송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까지 방문하며 혁신센터 사업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창조경제혁신센터 일정 이후에는 곧바로 대전 대덕연구소로 이동해 19일까지 머물렀다. 대덕 연구소를 방문한 최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노력하고 있는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SK뿐 아니라 국가경제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마음으로 양적, 질적으로 속도를 높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최 회장은 19일 오후 1박 2일의 일정으로 계열사 중 처음으로 SK하이닉스 이천공장을 찾아 업무현황을 듣고 임직원들을 만나는 등 SK그룹 내 최대 투자관계사를 통해 경제활성화 추진에 직접 나섰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에게 “그동안 위기 속에서도 열심히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준 임직원들 덕분에 SK하이닉스가 최대 실적을 올리는 등 그룹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발전에 이바지 해줘 자랑스러웠다”고 격려했다.

특히 임금 상승분의 일정액을 협력사 직원들을 위해 내놓기로 한 ‘임금공유제’와 같은 사회적 책임을 위한 노력에 모든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동참해 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고, 'SK하이닉스발' 상생문화 확산도 주문했다.

SK관계자는 최 회장의 이번 일정에 대해 “관계사 안팎의 구체적인 경제 현장을 찾아 경제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부분을 직접 듣고,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최태원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 발굴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연구개발과 과감한 투자가 중요하다는 점을 직접 현장 방문을 통해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1일 서울로 올라오는 최 회장은 다음 주 부터는 SK텔레콤 등 서울에 위치한 계열사들에 대한 현장점검을 진행한 뒤 구체적인 경영전략 수립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사업을 챙긴 뒤에는 곧바로 글로벌 행보에 나설 가능성도 점쳐진다. 사면복권으로 해외 여행의 제약이 사라진 만큼 최 회장의 장기 부재로 연결고리가 약해진 글로벌 네트워크를 회복시키는 게 시급하다는 지적이 그룹 내부에서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확대경영회의에서 유정준 SK 스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성장위원회 위원장은 “최태원 회장의 외국 유수기업 CEO, 정부 인사 등 글로벌 네트워크는 SK와 한국경제 발전에 매우 긴요하기 때문에, 조속히 회복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위원장은 또 “중국, 중동, 동남아 및 중남미 등 중점지역을 중심으로 양적, 질적 확대를 도모해, SK는 물론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전진기지로 만드는데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철길 SK이노베이션 사장 등 주요 계열사 대표들은 최 회장의 부재로 인한 해외 사업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해 왔다.

정 사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기업과의 합작이나 큰 투자에 있어 그룹 회장인 최태원 회장의 부재가 아쉽다”며 “중국이나 중동의 경우 회장이 가야한다는 분위기가 강하고, 중한석화와의 합작도 최태원 회장이 십수년간 노력해 이뤄낸 것”이라고 말했다.

SK루브리컨츠의 중국 윤활유 업체 인수 실패는 SK의 해외 네트워크 약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SK이노베이션이 글로벌 신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 전략의 성공적인 수행에도 최 회장의 존재는 필수적이다.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의 핵심은 SK가 중국 최대 국영석유회사 시노펙과 손잡고 설립한 중한석화(중국 우한 소재)처럼 성공적인 합작 모델을 계속 만드는 것으로, 중한석화 합작 당시에도 최 회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었다.

중국측 합작사인 시노펙이 원래는 쉘과 같은 글로벌 업체들하고만 손을 잡고, 아시아계 업체들은 외면했으나, 최 회장이 구축한 인맥 덕분에 SK와 합작사 설립을 결정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 상업생산에 들어간 중한석화의 우한 나프타분해공장(NCC)은 가동 첫 해인 지난해 233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냈고, 올해는 1분기에만 836억원의 흑자를 내며 성공적인 합작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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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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